중국발 LCD 공급 과잉으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위기 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OLED 역시 중국이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어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에 주로 탑재되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삼성과 LG 등 국내 업체들을 따라잡기 위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BOE와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중소형 OLED 둘러싸고 中·日 연합 가능성 커져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JDI에서 OLED 개발과 양산을 담당하는 JOLED가 현재 OLED 양산에 시동을 걸고 있고, 이를 위해 공동 투자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BOE와 CSOT 등이 큰 관심을 표하고 있어 이들의 투자가 유력시 되고 있는 것.
양사 혹은 3사가 OLED 투자를 위해 연합하게 될 경우, 중·일 업체들이 업계 선두인 한국을 따라잡기 위해 합종연횡을 시도하는 모습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JDI가 OLED를 지렛대로 경영 재건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우선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패널 양산에 2천억 엔을 투자할 것이고, 중국 등 다수의 업체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업계는 JDI의 OLED 양산 시점을 내년 하반기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후에 중소형 OLED 뿐 아니라 대형 OLED 양산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차후 국내 업계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JOLED의 OLED는 비용이 적게 드는 인쇄 방식으로 양산될 것이 확실시되면서, 국내 업계가 긴장하는 모습이다. JOLED는 삼성, LG와 비교해 생산 비용을 40% 정도까지 낮출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JDI는 이르면 내년 봄까지 투자 파트너 기업을 모집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 "2022년 OLED 생산능력 중국>한국" 전망도 나와
그동안 OLED의 경우 LCD와 달리 중국, 일본 등과 국내 기업 간 기술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업계는 중국과 국내의 기술 격차는 OLED 기술에 한해 적어로 5년에서 10년 이상 차이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 업체들이 현지 정부의 지원에 더해 일본 기업들과 협업할 경우 한국을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목소리도 있다.
중국 업체들은 자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OLED 양산 전환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그 중 BOE의 경우 5.5인치 플렉시블 OLED 패널 양산에 들어갔으며, 다음 달엔 5.99인치 패널을 양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머지않아 중국이 한국을 꺾고 디스플레이 최대 생산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DSC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OLED 업체의 생산능력 점유율은 오는 2022년에 63%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무려 31%나 떨어진 수치다.
반면, 중국은 지난해 4%에 불과했던 OLED 생산능력 점유율이 2022년 36%로 껑충 뛰어오를 것으로 DSCC는 예상했다.
이 때문에 현재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비상이다. 한국디스플레이협회는 최근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의견을 모아 국회에 정책 건의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굴기'를 표방하며 전폭적으로 지원 중인 중국 정부와 달리 한국 정부는 이 상황을 너무 안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규제 완화 등 아직 국내 업계들이 봉착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아 어렵다는 인식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직까지 글로벌 OLED 시장은 삼성과 LG가 각각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패널 분야에서, LG디스플레이는 대형 패널 분야에서 압도적인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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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HS마킷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에서 점유율 95%를 차지하고 있다. 애플이 공개한 아이폰X에 이 회사가 양산한 '플렉시블 OLED'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또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TV용 OLED 패널을 양산하고 있는 선두 업체다. 대형 OLED 시장이 올해 15억600만달러에서 2020년 53억4천400만 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어서, LG 입장에선 진입 장벽을 높이고 독주 체제를 이어나가는 것이 향후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