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영상제작 비용 부당 전가 못한다

방송/통신입력 :2017/09/14 12:15

앞으로 TV홈쇼핑사가 상품을 직접 매입해 재고책임을 지고 판매하는 상품이나 상품 상표권을 갖고 있는 상품에 대해서는 상품판매방송 영상제작 비용을 납품업자에게 전가하지 못한다.

방통위는 14일 전체회의를 열고 납품업체에게 상품판매방송 제작비용을 부당하게 전가한 TV홈쇼핑사업자들에게 방송법령 위반 행위에 대한 시정조치 명령을 의결했다. 아울러 조사 과정에서 거짓자료를 제출한 CJ오쇼핑에 과태료 1천만원을 부과키로 결정했다.

이번 ‘시정조치 명령’은 TV홈쇼핑사업자의 납품업체에 대한 불공정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법령 개정(2015년 12월 31일)이후 첫 번째로 실시하는 제재조치로, 그간 사전영상제작 비용을 납품업체에 부담시켜 온 관행을 바로 잡는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방통위 전체회의

사전영상제작은 TV홈쇼핑 방송 시, 상품의 효능·효과 등의 정보를 추가 제공하고 상품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사전에 제작해 해당 상품판매방송 중간에 방송하는 영상물을 말한다.

방통위는 작년 11월부터 GS홈쇼핑, CJ오쇼핑,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홈앤쇼핑, NS홈쇼핑, 공영홈표핑 등 7개 TV홈쇼핑 사업자를 대상으로 사전영상 제작비용을 납품업체에게 부당하게 전가한 사실이 있는지 실제 방송에 송출된 상품을 대상(2016년 6월~10월 방송분)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TV홈쇼핑사가 납품업자의 상품을 매입해 직접 재고책임을 지고 판매(직매입 상품)하는 상품 743건 ▲TV홈쇼핑사가 상표권을 보유한 상품 754건에 대해 홈쇼핑사가 납품업자에게 사전영상제작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방통위는 ▲직매입상품의 경우 납품업체는 상품판매량과 무관하게 일정액을 미리 지급받기 때문에 사전영상제작비를 부담할 유인이 적고 ▲홈쇼핑사가 상표권을 소유한 상품의 경우에는 상품 기획·생산과정을 TV홈쇼핑사가 주도하고 있어 홈쇼핑사의 이익이 우선시 된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제작비 분담이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합의로 보기 어려워 부당한 제작비 전가행위로 판단해 위반행위를 중지하라는 시정조치를 명령했다.

앞으로 TV홈쇼핑사업자는 납품업체와 계약시 제작비의 부담주체 및 분담 비율 등을 계약서에 명확히 기재해야 하며, 제작비 관련 지출 증빙서류를 사내 그룹웨어 등의 관리시스템에 보존하는 등의 시스템 개선방안 마련해야 한다.

또한 상품판매방송 편성을 위한 납품업자와의 사전회의 결과와 편성 및 변경내역을 관리시스템에 보존토록 해야 하며, 상기 제도개선을 통보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업무처리 절차 개선 대책을 수립해 방통위에 제출해야 한다.

TV홈쇼핑 사업자들은 시정조치 명령받은 날부터 1개월 이내 방송채널에 3회 이상 제재 사실을 알리고 각사 홈페이지에도 5번 이상 게재해야 한다.

아울러, 방통위는 CJ오쇼핑이 조사기간 중 10여 차례 이상 사실과 다른 자료를 제출하고, 이로 인해 조사 기간이 연장되는 등 조사를 방해한 행위에 대해 과태료 1천만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허욱 방통위 부위원장은 “방송법이 바뀌고 첫 사실조사이기 때문에 위반행위에 대한 사업자들의 예측이 어렵고,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졌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나왔지만, 부당한 갑을관계 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허욱 부위원장은 “CJ오쇼핑 거짓자료 제출로 부과받은 과태료는 사무처 처분이 과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신속하고 정확한 사실조사의 실효성을 위해 과태료 부과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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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시정조치 명령 내리는데 문제 없다고 판단된다”며 “홈쇼핑 판매도 방송이고 방송은 방송사업자가 제작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사전영상을 제작한 것이 관행적으로 지속돼 왔다. 앞으로는 사전영상 제작비를 전가하는 관행이 없어지고, 홈쇼핑 업자와 납품업자가 상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방통위원장은 "이번 시정조치는 앞으로 위법행위를 반복하지 말라는 것으로 결코 과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사업자들은 과기정통부의 영업정지를 우려하지만, 과기정통부에서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