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애플을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 '넘버2'가 됐다. 지난 6·7월 두 달 연속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구도가 깨졌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7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 6월과 7월에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0%를 상회하는 점유율로 애플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하락세를 보였지만 2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3위 업체와 격차를 뒀다.
화웨이가 애플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은 최근 꾸준히 제기됐다. 이미 지난 2분기에 점유율 11%를 기록하며 2위인 애플(12%)의 턱 밑까지 추격했다.
지난 달 대만 디지타임스는 3분기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P10, 메이트9과 중저가 아너 라인업을 중심으로 4천만대를 넘어서며 2분기 판매량(3천850만대)보다 150만대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애플은 지난 2분기 아이폰 4천100만대를 판매했다. 20%를 웃도는 성장률을 기록한 화웨이와 달리 애플의 성장률은 2%에 머물렀다.
3분기는 전통적으로 애플이 약세를 보이는 시디다. 아이폰 신모델을 기다리는 소비자의 대기 수요 때문에 2분기보다 판매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많다.
애플은 오는 12일 10주년을 맞아 성능과 디자인이 크게 변화한 아이폰X(가칭)을 공개한다. 화웨이는 오는 10월 인공지능(AI) 기린970 프로세서를 탑재한 대화면 스마트폰 '메이트10'을 공개한다.
카운터포인트 박진석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정기 프로모션을 본격 시작했고 9월 신제품 발표가 예정돼 있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화웨이는 애플을 넘어선 경험을 통해 영전략 수립 및 실행에 있어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2021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다는 목표다. 화웨이는 중국 내수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유럽과 캐나다 등 해외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화웨이 뿐 아니라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삼성전자와 애플을 빠른 속도로 따라잡고 있다. 지난 2분기 화웨이에 이어 4·5·6위를 차지한 이들 업체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45%, 52% 상승하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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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7월 제품별 판매량에서 애플의 아이폰7과 7플러스가 여전히 베스트셀러 선두의 위치를 지켰다. 오포의 플래그쉽 모델인 R11과 중가 부문의 A57 모델이 각각 3위와 4위에 나란히 오르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는 분석이다.
가트너의 베르너 괴르츠 책임연구원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규모가 큰 내수 시장에서 판매량을 끌어올린 데 만족하지 않고 선진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며 "해외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필수적인 판매 채널, 통신사와의 관계, 마케팅 전략을 강화,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