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를 상대로 한 새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이 더욱더 거세지고 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19일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알뜰통신사업자 대표 간담회에서 “새 정부의 통신비 인하정책으로 인해 알뜰폰 사업자들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형 통신사의 타깃 마케팅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공정한 시장경쟁을 위해 열위에 있는 알뜰폰 사업자의 의견 청취를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과거 기자 시절 ‘갑질 문화’를 고발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해 보도프로그램상 수상을 했던 이력을 언급하면서 이통사의 불공정 행위를 적극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이 같은 이효성 위원장의 발언은 공정경쟁을 위해 방통위가 알뜰폰 사업자의 어려움을 해소하겠다는데 방점이 있다기보다,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조정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이통사들에게 유통망의 불법행위까지 언급하며 범 정부차원의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이효성 위원장은 취임 이후 알뜰폰 사업자 대표들과 처음 만나며 상견례 형식을 취했지만 민감한 시기에 예민한 얘기를 꺼냈기 때문이다.
또 알뜰폰 업계의 의견을 청취한다면서도 대형 알뜰폰 사업자 중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은 빠지고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텔링크만 포함됐다.
아울러, 알뜰폰 업계가 가장 시급하게 요구하고 있는 도매대가 인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사항으로 방통위는 알뜰폰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이용자보호 규제 권한만 갖고 있다.
알뜰폰 업계의 한 대표는 “이통 3사의 선택약정할인율 상향 문제가 마무리되지 못해 과기정통부와 SK텔레콤 간 도매대가 논의는 잠정 중단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자의 어려움이 새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부터 비롯된 것인데 시어머니가 혼내고 시누이가 달래는 것이냐”며 “방통위가 중단돼 있는 도매대가 논의가 조기에 매듭지을 수 있도록 과기정통부와 협의한다는 얘기라도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효성 위원장은 “그동안 알뜰폰은 저렴한 통신요금과 보급형 중저가 단말로 국민의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에 노력해 왔고 저소득층과 장애인 등을 위한 복지요금도 내놓는 등 공적책무 역시 충실히 수행해 왔다”며 “이동통신 시장에서 710만 가입자, 11.4%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도 이러한 노력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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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는 “지난 7월 처음으로 대형 통신사의 마케팅으로 가입자가 줄어드는 등 사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며 이통 3사의 불공정 행위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한편, 이효성 위원장은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일부 사업자 중에서는 이용자이익침해행위를 하는 불법행위가 여전하다”면서 “양적 성장을 해오며 질적 성장을 소홀해서는 안 되며 알뜰폰이 통신복지를 위해 도입된 만큼 이용자보호에도 애써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