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업체 해외 송금에 비트코인을 중간매개로 사용할 수 있게 돼 수수료 인하 효과가 전망된다. 핀테크 업계는 비트코인을 매개로 송금 서비스를 할 경우 일반 해외송금 수수료 업체 대비 원가를 1/3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핀테크산업협회 주관으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소액해외송금업 제도 설명회’에서 기획재정부 유예린 사무관은 “국내 고객은 원화로 송금할 것이고 은행망을 통해 여러 방식으로 해외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며 “그 매개로 가상화폐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핀테크 업계는 외국환거래법 외국환거래규정이 다음달 18일 시행되면서 자본금 20억원 이상 업체에 한해 전산설비, 전문인력을 갖추고 1인당 건당 3천달러, 연간 3만달러에 한도 내에서 소액해외송금업을 할 수 있게 된다. 다음달 법 시행과 함께 금융당국이 핀테크 업계의 해외송금업 자격 신청을 받으면 20영업일 동안의 심의를 거쳐 오는 8월부터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트코인을 이용한 송금은 수수료를 낮출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 사무관은 “법에 저촉되지만 않는다면 송금에 사용하는 매개는 자유롭게 적용할 수 있다며 금, 귀금속도 매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핀테크 업계는 해외송금 원가를 낮추는 것이 초기 시장 진입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수수료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수료, 원가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비트코인을 매개로 한 방식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해외송금 중계 업체를 이용하면 수수료를 3%는 줘야 한다”며 “비트코인은 관련 업체와 제휴해야 하지만 수수료는 0.5~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획재정부는 비트코인을 매개로한 해외송금은 가능하지만 가상화폐 자체를 법정 통화로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유 사무관은 “가상화폐를 해외 송금 매개로 인정했지만 법적 성격을 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가상화폐의 성격은 금융위원회 주관으로 범정부 태스크포스팀을 마련해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설명회는 핀테크 업계에서 400여명이 몰려 해외송금에 대한 큰 관심을 반영했다. 그러나 업계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가장 궁금한 것은 실명확인절차, 자금세탁방지시스템 구축 등인데 이런 내용을 추후 공개했다고 할 뿐 속 시원히 설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명확인절차는 핀테크 업체의 경우 해외송금 거래를 할 때마다 비대면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것으로 번거로움이 크다는 점에서 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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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자금세탁방지시스템도 IT시스템 구축에 큰 비용이 들고 해외 대행사를 통할 경우 건당 몇 달러 수준의 비싼 수수료를 지불해야 해 부담이 커 해외송금업 진출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다음달 5일 해외송금을 준비하는 업체 대상으로 별도의 설명회를 다시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