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UHD 도입을 앞두고 UHD 재송신을 둘러싼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상파와 유료방송플랫폼의 재송신 관련 갈등이 더욱 첨예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를 풀기 위해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4일 한국케이블TV협회서 열린 지상파 UHD 방송 관련 세미나에서 '지상파 UHD 방송 전송방식과 쟁점사항'에 대한 발제를 맡은 문준우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 본부장은 지상파가 오는 31일부터 UHD 방송을 송출한다고 해도 직접 수신하는 가정은 극히 소수라 유료방송사를 통한 재송신이 UHD 수신 환경을 개선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본부장은 "지상파 UHD 방송은 2017년 이전에 판매된 UHD TV에서 직접 수신할 수 없으며, 별도의 ATSC3.0 수신용 STB(셋톱박스) 구매가 필요하다"며 "새로운 지상파 UHD 방송을 위한 신규 공시청 설비 구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조사의 협조도 필요하지만 쉽지 않다. 문 본부장은 "중소기업 UHD TV의 경우 수신칩 수급 및 암호화시스템 인증이 필요한데, 암호화시스템의 경우 추가적인 인증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는 "케이블TV나 IPTV를 통한 지상파 UHD TV 재송신 방안이 수신 환경을 개선하고, 수신율을 늘리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지상파 재송신 정책 현황과 합리적 방향'에 대해 발표한 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부실장은 현재 미디어 환경 변화를 고려할 때 지상파 재송신을 포함해 콘텐츠 수급과 관련된 사업자간 갈등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민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 부실장은 "UHD 콘텐츠 제작 단가 산정 등이 재송신 대가 산정에 고려돼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하지만, 아직 이러한 점을 고려하는 것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며 "지상파 재송신 가격과 관련 지속적으로 논란이 제기돼왔던 것과 마찬가지로 UHD 도입이 재송신 단가 재산정의 계기로 작용한다면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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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상파가 무료 보편적인 서비스라 한다면, 지상파 재송신 제도는 그에 기반해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며 "UHD 도입으로 인해 재송신 대가와 관련된 논의구도는 더욱 복잡해지니 시청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 개입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상파 측은 UHD 방송 재송신 계획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지상파 관계자는 "유료방송 측에서 재송신 하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그럴 계획이 전혀 없다"며 "지금 당장은 힘들더라도 단말기 보급이 확대되면 UHD 수신 환경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