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상파 초고화질(UHD) 본방송 개시일이 5월 31일로 정해졌지만, 시험 방송이나 본방송이 개시가 된다고 해도 해결할 문제가 산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콘텐츠나 수신 환경 등도 미흡해 실제로 UHD 방송을 볼 수 있는 시청자도 얼마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5일 전체회의를 열고 시험 방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 수정과 장비 검증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지상파 UHD 본방송 개시일을 5월 31일로 조정했다. 지상파는 당초 같은 이유로 UHD 방송 개시일을 9월로 미뤄달라고 요청했으나 방통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방통위는 SBS와 MBC 같은 경우 장비 도입이 완료됐고 어느 정도 UHD 방송 개시 준비가 돼 있는데 KBS의 경우 장비 도입이 4월 말이나 완료될 수 있어 KBS 의 상황을 고려해 본방송 개시일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 직접수신 위한 UHD TV 컨버터, 언제 출시되나
지상파 UHD 방송 개시일이 결정됐지만 UHD 방송을 보기 위해 필요한 컨버터 제작은 언제 완료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컨버터는 하드웨어로 소프트웨어처럼 쉽게 업그레이드가 힘들어 섣불리 출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식 표준이 적용된 UHD TV는 2월 말이나 3월 초에 출시될 예정이라 안테나만 있으면 지상파 UHD 방송을 볼 수 있지만 문제는 유럽식 표준이 적용된 UHD TV다.
이미 유럽식 표준이 적용된 UHD TV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별도로 컨버터를 구매해야 한다.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5만원에서 7만원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전사들은 이 비용을 부담할 생각이 전혀 없어 유럽식 표준이 적용된 UHD TV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직접수신을 위해 이를 별도로 구매해야 할 판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컨버터 출시는 미정으로, 가전사가 시험 방송을 통해 오류 등을 확인하고 최종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직접수신율 5%정도…콘텐츠도 얼마 없어
지상파 방송 직접수신 가구 중 상당수가 저소득층인걸 감안해 실질적으로 UHD 방송을 볼 수 있는 가구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지상파 방송을 직접수신하는 가구는 약 5% 정도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가 UHD 방송을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볼 수 있는 가구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며 "직접수신율은 점점 더 떨어지고 있는데 방통위나 지상파가 직접수신 홍보를 적극적으로 한다고 해도 그 비율이 얼마나 늘어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서비스 초기에는 보급률이 그렇게 높은 수준은 아닐 것"이라며 "폭발적으로 증가한다고 예상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콘텐츠 수가 적은 것도 문제다.
지상파 UHD 방송 일정에 맞춰 전체 콘텐츠의 5%가 UHD 로 제작될 예정이다. 지상파는 콘텐츠 제작에 적극 투자하기로 약속해 지상파 UHD 방송 허가를 받아냈지만 지상파 재정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행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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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삼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정부의 책임만 있는 것도 아니고 방송사들만 일반적으로 책임지라는 것도 아니다"며 "앞으로 5월 31일 본방송이 차질없이 론칭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고 그 바탕으로 제대로된 방송을 해달라"고 지상파 담당자들에게 말했다.
이기주 방통위 상임위원 또한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은 쉽게 나올 수 없다"며 "어렵고 안된다는 말만 하기 보다는 힘을 합쳐 노력해 새로운 기술을 세계 최초로 도입한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