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제 9단 "AI와 바둑대결, 이번이 마지막"

인터넷입력 :2017/05/24 10:14

손경호 기자

커제 9단이 인공지능(AI)과의 바둑 대결은 이번에 치러지는 세 번의 대국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중국 저장성 우전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바둑의 미래 서밋'에서 커제 9단은 구글 딥마인드가 업그레이드 한 알파고2.0과 겨뤄 1국에서 한집반 차이로 패배했다.

이날 커제 9단은 자신의 웨이보에서 "(제가) 이기든 지든, AI와의 대결은 이번 3번의 게임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게 이런 생각을 여러 차례 밝혔었다"며 "AI가 만들어내는 발전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을 휠씬 넘어서는 중"이라고 말했다.

커제 9단은 이번 대결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AI와 바둑을 두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중국 파인아트, 일본 젠 등은 아직 알파고 만큼 뛰어나지는 않지만 그들도 이미 강력한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며 "나는 미래가 AI에게 속해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제 9단은 "알파고는 차가운 기계"라며 "인간과 비교해 바둑에 대한 이 기계의 열정이나 사랑을 느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기계의 열정은 단지 CPU를 너무 빠르게 돌려서 과열되는 것에 그칠지도 모른다"는 설명이다.

앞서 알파고와 1국을 끝낸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커제 9단은 "초반에는 알파고를 겨냥한 2가지 강력한 3.3수를 뒀다"며 "알파고가 지난 경기들에서 자주 사용하던 몇 가지 수를 흉내내기도 했지만 (알파고에) 굉장히 감명 받았고, 또 충격적이었다"고 경기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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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번 패배로 알파고가 정말 강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알파고의 수에는 수많은 배울 점들과 탐구할 점들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알파고의 영향력은 매우 광범위하므로 우리는 마음을 열고 사고를 확장해야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커제 9단은 오는 25일, 27일 알파고와 각각 2회, 3회째 대국을 펼칠 예정이다.

커제 9단이 웨이보에 올린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