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더 강해졌다…커제 9단에 완승

289수 만에 한집반 승…강화학습 위력

1년 만에 돌아온 알파고2.0은 더 강했다.

강화학습으로 무장한 알파고2.0이 바둑 세계 랭킹 1위 커제 9단에 한 집 반 앞서며 1승을 올렸다.

23일 중국 저장성 우전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바둑의 미래 서밋'에서 인간 대표 커제 9단이 인공지능(AI) 알파고2.0에게 패배했다.

흑을 쥔 커 9단은 첫 수로 우상귀 소목을 공략하고, 3번, 7번째 수에서 좌상귀 3.3, 우하귀 3.3에 착점하며 초반 실리 취하기에 나섰다.

이후에도 커제 9단은 여러 곳에 수를 두면서 복잡하게 국면을 이끌어 가려고 했으나 알파고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알파고는 289수 만에 백 1집 반승을 거두면서 인간과의 대결에서 또 다시 승리했다.

이날 바둑TV를 통해 중계에 나선 목진석 한국기원 대표팀 감독은 "알파고가 3집, 4집을 이긴 상황에서 요지부동"이라며 "커제 9단이 감정을 드러내면서 괴로워하는 것을 보면 졌을 때 충격도 클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특히 목 감독은 "커제 9단의 수가 알파고의 태극권에 와해가 된 느낌"이라며 "이전 마스터(master)라는 ID로 세계 정상과 붙었던 알파고와 프로기사들의 60국을 봤을 때 알파고가 백번일 때는 단단한 바둑을 두고 흑번일 때는 좀 더 적극적으로 수를 두며, 공통점은 두텁게 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종합과학대학원 빅데이터 학과 김진호 교수는 "알파고와 프로 바둑 기사의 대결은 유럽 프로축구팀과 동네 고등학교축구팀이 붙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본다"며 "알파고는 강화학습을 통해 평균적으로 250개 수를 모두 계산해보고 수를 놓지만 인간의 경우 직관에 의지해 서너개 수를 생각해 본 뒤 착수한다는 점에서 다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