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미쓰비시-히타치, 사업 손실금 놓고 ‘이전투구’

도시바 사태 이어 또 다시 日 기업 '흔들'

디지털경제입력 :2017/02/19 14:28

일본 도시바가 미국 원전사업 손실로 인해 자본잠식 위기에 몰린 가운데 미쓰비시와 히타치도 해외 화력발전사업 손실금을 둘러싸고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미쓰비시가 화력발전 사업 파트너인 히타치에 손실금 약 7천634억 엔(약 7조7천800억 원)을 청구했다고 18일 보도했다. 히타치 측은 거세게 반발했다.

■ 2014년 사업 통합…이제 와서 해외 손실금 ‘떠넘기기’

지난 2014년 화력발전 사업을 통합한 미쓰비시와 히타치는 사업공동체 ‘미쓰비시히타치파워시스템즈’(MHPS)를 발족시켰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독일 지멘스 등 강자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화려하게 출범한 MHPS였지만 시작부터 문제가 생겼다. 히타치가 미쓰비시와 사업을 통합하기 전 수주에 성공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보일러 건설 사업에 차질이 생긴 것. 5천700억 엔(약 5조8천억 원)이 투입된 거대 프로젝트였지만 첫 가동이 4년이나 늦어져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

미쓰비시와 히타치는 MHPS 출범 당시 사업 손실액을 조사하고 향후 조정해나가기로 했다.

양측은 통합 전에 발생된 손실에 대해선 히타치가 부담하고, 통합 후 사업에 대해 MHPS가 책임을 갖기로 합의했지만 이행되지 않았다. 3년이 흐른 지금, 양측의 손실금 ’떠넘기기’가 시작된 것이다.

■ 미쓰비시 “손실금 청구 정당한 권리” vs 히타치 “법적 근거 없어”

미쓰비시 측은 손실금에 대해 “히타치가 사업통합 이전에 저지른 것”이라며 히타치가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히타치는 “현재 MHPS가 추진 중인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우리만 손실을 부담하는 건 옳지 않다”란 입장이다.

미쓰비시는 지난해 3월 약 3천790억 엔(약 3조8천600억 원)을 히타치에 청구했다. 그리고 올해 1월말 수지를 다시 계산했다며 배상금을 배로 끌어올렸다.

이에 대해 양측은 앞으로도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서로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리는 중이다.

이번 ‘진흙탕 싸움’으로 양측 모두 피해를 입게 될 전망이다. 미쓰비시는 배상액의 일부를 자산으로 가정해 재무제표에 올린 상태. 만약 히타치로부터 배상금을 받지 못하면 엄청난 손실이 생기게 된다.

미쓰비시가 화력발전 사업 파트너인 히타치에 손실금 약 7천634억엔(7조7천800억원)을 청구했다.

히타치가 만약 미쓰비시와의 싸움 끝에 배상금을 지불하게 되더라도 이번에 청구된 금액을 모두 낼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히타치가 이 천문학적인 금액금액을 미쓰비시에 지불하면 기업 경영에 큰 구멍이 생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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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애널리스트는 “이번 일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예측할 순 없지만 양사 모두 재무 악화가 염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산케이신문은 “이번 미쓰비시와 히타치의 싸움은 도시바의 미국 원전 자회사 사태정도는 아니지만 기업들의 해외 거대 프로젝트 진출 시 생길 수 있는 리스크를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