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주 공간에 있고 내 왼 편에는 지구가, 앞에는 반짝이는 별이 은하계를 가로질러 날아오르고 있었다. 그 곳에는 나와 함께 우주 공간 속에 떠 있는 남자도 있었다. 그는 우리 옆에 있는 우주 왕복선을 가리키며 미소 짓고 있고, 그의 눈은 흥분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끝없이 펼쳐지는 별들과 함께 채팅을 한다.“
가상현실은 과연 남녀의 데이트 방식까지 바꿀 수 있을까.
미국 IT매체 씨넷은 14일(현지시간) 사만다 로즈 기자가 VR 데이팅 서비스 브이타임(vTime)을 직접 사용해 본 후 소감을 기사로 실었다.
5년 전만 해도 이런 얘기는 공상과학 영화에서만 나오는 것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2012년 오큘러스가 IT 산업을 강타한 이후 페이스북에 30억 달러에 인수되었고, 현재는 구글, 소니, MS, 애플에 이르기까지 많은 기업들이 가상현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제 가상현실은 점점 현실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현재 가상현실 기술은 교육, 건축, 커뮤니케이션, 엔터테인먼트, 심지어 ‘가상현실 노출 치료법(Virtual exposure therapy)’ 등의 의료 부분까지 확대되고 있다. 현재 가상현실 개발자들은 VR 기술을 남녀 간의 데이트에 어떻게 적용할 지를 고민 중에 있다. 미국 데이팅 사이트 이하모니 자료에 따르면, VR 데이팅 기술은 향후 2040년까지 파트너의 향수 냄새까지 맡을 수 있을 정도인 오감형(full-sensory) 기술 수준까지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VR 기술이 발전하면 VR 데이트도 뜰까?
스테티스틱 브레인 리서치 인스티튜드 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국 싱글 남녀의 90% 이상이 온라인 데이트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틴더, 이하모니, 제이데이트 같은 데이팅 앱은 파트너를 찾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로 사용자를 끌어 모으고 있다.
“가상세계에서는 완전히 다른 수준의 몰입감과 실재감을 느낄 수 있다. VR은 사용자가 진짜 다른 사람과 함께 있고, 다른 공간에 있다고 느낄 수 있게 해준다”고 브이타임 측은 밝혔다.
브이타임은 2013년에 설립돼 가상현실 기반의 데이팅 앱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다. 브이타임은 고가의 오큘러스 리프트부터 저가의 구글 카드보드까지 다양한 VR헤드셋을 사용할 수 있다. 씨넷 기자는 서비스 시연을 오큘러스 헤드셋으로 체험했다고 밝혔다.
■ “아직은 멀었다” VS “파트너와의 거리감 사라져”
씨넷 사만다 로즈 기자는 브이타임을 사용해 본 후, VR 데이트가 아직은 멀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그는 이런 방식의 데이트가 다소 이상하게 느껴졌으며 이것이 진짜 미래의 모습이라면 데이트 하는 게 힘들 것 같다고도 말했다.
5년 동안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다는 35세 VR 개발자 잭슨 맥노튼은 반대로 VR 데이트에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그는 “작년 크리스마스 때 브이타임에 대해 처음 듣고, 여자친구와 의사소통하는 데 페이스타임보다 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발견했다”며 “360도 동영상, 오디오를 통해 사용자가 있는 전체 환경에 몰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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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가상 공간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는 여자친구와의 물리적인 거리가 없어진다고 말하며, 여행 도중에는 여행 중 촬영한 사진들을 VR 공간에서 여자친구와 공유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고 밝혔다.
브이타임을 체험한 기자는 서비스를 사용하는 동안 어떤 광고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브이타임 뿐 아니라 경쟁사 알트스페이스VR(AltspaceVR)과 같은 곳도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다. 이 회사들이 궁극적으로 어떤 식으로 수익을 벌어들일 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씨넷은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