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이 성인 콘텐츠 붐 다시 일으킬까

올 VR기기 출시 붐 일면서 성인업계 큰 기대

영화 '데몰리션맨'에는 가상현실을 이용해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극중 주인공은 실제 현실에서 이뤄지는 사랑 행위에 대해 "징그럽다"는 표현까지 동원한다.

물론 영화 속 얘기다. 하지만 가상현실(VR)이 생활 깊숙이 파고들면서 성인 콘텐츠에도 널리 활용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1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된 세계 최대 성인 전시회 ‘AVN 성인 엔터테인먼트 엑스포 2016’에서도 가상현실이 주목을 받았다.

씨넷은 이 행사 개막에 맞춰 가상현실 대중화가 성인 콘텐츠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전망하는 기사를 실었다.

사진=씨넷

캐나다 홀로필름 프로덕션의 안나 리는 씨넷과 인터뷰에서 “가상현실은 모든 엔터테인먼트의 다음 단계다. 가상현실은 고객들에게 또 다른 수준의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사용자가 더 깊게 몰입할 수 있도록 성인 콘텐츠 산업을 다음 단계로 이끌 것"이며 "미래에는 화면 속 장면과 심장 박동까지 연동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배우 찰리 쉰의 전 약혼녀이자 유명 포르노 배우인 브렛 로시 역시 "VR을 통한 콘텐츠가 너무 현실적이어서 “마치 내가 직접 다가가 만지고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 VR 붐 맞아 성인 콘텐츠 업계도 분주

올해 다양한 가상현실 기기들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도 곧 소비자를 만날 예정이고, 소니 플레이스테이션VR도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구글은 20달러 짜리 카드보드를 앞세워 싼 가격에 VR을 경험하고 싶은 이용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이런 가상현실 대중화를 앞두고 성인 콘텐츠 업계도 이를 통한 수익을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상현실에 성인 콘텐츠를 결합한 업체 수는 6개였다.

전시회 참가업체인 홀로필름 프로덕션은 현재 360도 촬영이 가능한 특수 카메라를 이용해 콘텐츠를 제작해 지난 화요일 60개의 VR 성인 콘텐츠 사이트를 런칭했다. 또, 행사 현장에서 삼성전자의 '기어VR'을 이용한 작품 감상을 시연하기도 했다.

사진=씨넷

전 세계 성인 콘텐츠 시장은 한 해 약 33억 달러 규모. 18세에서 39세 남성의 46%와 여성의 16%가 매 주 포르노를 본다는 최근 텍사스 대학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성인 콘텐츠의 수익은 정체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IBIS 월드는 현재부터 2020년까지 온라인 성인 콘텐츠 수익은 매년 1% 정도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 원인은 많은 사람들이 성인 콘텐츠를 P2P 사이트를 통해 얻거나 유튜브 같은 동영상 사이트에서 무료로 보기 때문이다.

“고객이 콘텐츠를 정기 구독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토니 리오스 AVN 최고경영자가 말했다. 인디애나 대학의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이자 킨제이 연구소의 연구원인인 브라이언트 파울은 “온라인 동영상이 무료로 유통되는 이 시장에서 가상현실이 새로운 고객을 뺏어오지 못할 것이다”며, “나는 가상현실을 통한 성인 콘텐츠 시장에 돈과 기술을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이 향후 돈을 잃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향후 가상현실을 접목한 성인 콘텐츠 시장이 어떻게 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하지만 행사장 현장에서 본 소비자 반응은 비교적 좋은 편이었다고 씨넷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