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어 삼성도 탈퇴...전경련, 해체 수순 밟나

4대 그룹 탈퇴 가시화...'더 이상 존립근거 없어'

디지털경제입력 :2017/02/06 14:10    수정: 2017/02/06 14:12

삼성전자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공식 탈퇴한다. 지난해 12월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청문회 자리에서 '전경련 활동 중단'을 선언한지 거의 두 달 만이다.

1961년 창립 멤버이자 전경련 설립을 주도했던 삼성이 탈퇴를 공식화하면서 전경련의 존립 근거도 크게 흔들리게 됐다.

삼성전자는 6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탈퇴원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른 삼성 계열사도 잇따라 탈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현재 삼성전자를 포함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총 15개 계열사가 전경련에 가입돼 있다.

삼성 서초 사옥 (사진=지디넷코리아)

삼성 전자부문 계열사 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한다고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삼성전자가) 탈퇴원을 제출하고 (이 부회장이)공언한 사안인 만큼 계열사들도 적당한 시점에 수순을 따를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재계 서열 1위인 삼성이 탈퇴를 공식화하면서 전경련의 존립 명분은 뿌리채 흔들릴 공산이 커졌다.

4대 그룹 중에는 LG그룹이 지난해 12월 27일 가장 먼저 전경련 탈퇴를 공식화했다. SK나 현대차도 공식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회비를 내지 않고 있다. 이들 4대 그룹이 전경련에 내는 회비는 작년 기준 600여개 전체 회원사로부터 받는 연간 회비(약 500억원 수준)의 70%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다. 이미 KT를 포함해 통신 서비스 업체는 물론 금융기관들이 대거 탈퇴대열에 합류한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이 이달 말 회원총회에서 사업계획과 예산 등을 결정하면 회비를 내야 하기 때문에 이전에 회원사들의 탈퇴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며 "안타까운 일이지만 전경련이 존립 근거를 유지할 명분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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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은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기업들로부터 미르-K스포츠 재단을 둘러싼 거액의 출연금을 거두는 창구 역할을 담당하면서 시대착오적인 정경유착의 고리 역할을 했다는 국민적 공분을 사왔다. 현재 회원사들로부터 완전한 해체 요구를 받고 있지만 정책 연구기관 변신 등 쇄신안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경련은 이달 말께 정기총회를 열어 차기 회장 선출을 논의한다. 향후 운명도 이 자리에서 결정될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