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넘겠다는 스냅, IPO 대박 날까

인기 있지만 영업손실 커…성장세 둔화도 약점

인터넷입력 :2017/02/06 10:57

손경호 기자

스냅챗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넘어서는 상장 대박을 기록할 수 있을까?

아직은 투자자들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몇 년 새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최근 보여지는 지표들이 불안한데다가 경쟁사들이 스냅챗의 '카피캣(copycat)'이라고 불릴 정도로 무섭게 주요 인기 서비스들을 따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메시지가 사려져 버리는 기능으로 미국 젊은층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모바일메신저 스냅챗을 운영하는 모회사 스냅이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기업공개(IPO) 문서를 제출했다.

이 회사는 IPO를 통해 자사가 250억달러 기업가치를 갖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그동안 베일에 쌓였던 내부 지표들을 속속 공개했다.

테크크런치, 리코드 등 주요 IT매체에 따르면 스냅에 투자가 꺼려지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먼저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스냅은 2015년 5천800만달러 매출을 내는데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4억450만달러로 매출이 급성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5억1천460만달러 영업적자를 냈다.

스냅챗이 모든 인프라를 의존하고 있는 구글 클라우드에 지난 5년 간 매년 4억달러에 달하는 사용료를 지급했지만 그만큼 수익이 늘지는 않았던 탓이다. 스냅은 스냅챗 외에도 스펙터클이라는 증강현실(AR) 서비스용 안경을 개발했으나 이러한 하드웨어 비즈니스는 대박을 터트리지 않는 한 계속해서 비용을 지출할 수 밖에 없다.

스냅챗 하루 평균 활동 사용자수(DAU) 증가세가 줄어들었다는 점도 좋지 않은 신호다. 지난해 4분기 이 서비스의 DAU는 1억5천800만명으로 직전 분기와 비교해 500만명이 늘었다. 문제는 성장속도다. 지난해 2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17.2% DAU가 증가했지만 3분기에는 7%, 4분기에는 3.2%로 DAU 증가폭이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IPO 문서에서 스냅은 "지난해 초와 비교해 4분기에 성장속도가 평이한 수준을 기록한 것은 올해 초 성장폭이 컸고, 서비스 성능이 떨어진 점에 더해 다른 회사들과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라고 말했다.

스냅의 상장 대박을 어렵게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다른 경쟁사들이 카피캣이라 불릴 정도로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스냅챗에 대한 견제수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인 페이스북이 서비스 중인 사진공유앱 인스타그램 내 '스토리'라는 기능이다. 스냅챗 스토리를 이름까지 그대로 따라한 이 서비스는 현재 1억5천만 DAU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페이스북도 스토리, 메신저데이 등을 동원하면서 스냅챗과 대결구도를 펴고 있다. 카메라에 비친 얼굴에 여러가지 이미지를 덧붙일 수 있는 스티커 기능을 가진 국내 동영상 메시징 서비스인 스노우도 스냅챗에게는 새로운 경쟁사로 부상했다.

이 같은 평가에 따라 리코드는 과거 트위터, 페이스북이 사전 IPO를 했을 때와 비교해보면 여전히 스냅의 상장 대박이 아직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트위터는 IPO 전에 1억 DAU를 기록하며 3억1천700만달러 매출을 올렸다. 페이스북은 2012년 IPO 이전에 이미 4억8천300만 DAU를 유지하며 370억달러 매출을 벌어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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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스냅도 대부분 광고를 통해 수익을 올린다. 이 회사는 최근 광고API를 공개하면서 광고주들이 스냅챗 광고를 자동화된 입찰 방식을 쓰는 알고리즘을 통해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스냅은 또한 보다 정교한 방식으로 타깃 광고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해 잠재 광고주들을 모집하려는 시도를 벌이는 중이다.

리코드는 "스냅챗에 광고주들이 돈을 쓰도록 설득하는 것은 절반의 싸움에 불과하다"며 "스냅챗은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사용자수 증가세를 유지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