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500대씩 팔린다...'신형 그랜저' 적수 없네

현대자동차의 준대형세단 '신형 그랜저(IG)'의 판매 질주에 불이 붙었다. 준대형시장의 공고한 독주 체제 구축은 물론, 차급을 넘어 경쟁 상대가 될 만한 마땅한 적수도 찾기 힘든 모양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신형 그랜저는 지난 1월 9천414대가 판매됐다. 지난달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수(20일) 기준으로 일평균 470.7대가 팔려나간 셈이다.

신형 그랜저는 출시 첫 달인 지난해 11월 판매 돌입 불과 1주일 만에 4천606대가 판매된 데 이어 12월에는 3배 증가한 1만3천833대가 팔렸다. 지난달에도 설 연휴로 모자랐던 영업일수 2일을 감안하면 1만여대를 넘는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형 그랜저의 지난달 기준 누적 계약대수는 5만6천대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도 3만여명에 가까운 고객들이 차키를 받아들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연말에 자동차업체의 프로모션이 집중되는 데다, 올 1월에는 예년과 달리 설 연휴가 끼어있어 대부분 차량의 판매가 신통치 않았다"면서 "신형 그랜저의 지속적인 인기몰이는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미 준대형세단 독주 체제는 굳혀졌다. 지난달 구형(961대)과 하이브리드(211대) 모델을 합친 그랜저 판매량은 총 1만586대로 전년동월 대비 2배가량 늘었다. 2위 기아차 K7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급증한 3천743대를 판매하며 선전했지만 여전히 선두와의 격차가 크다. 한국GM 임팔라(383대)와 르노삼성(473대)의 경우 판매량 측면에서는 더 이상 경쟁모델로 지목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랜저의 경쟁 상대는 차종을 막론하고도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랜저는 신형 모델의 판매가 본격화된 지난해 12월 월간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상용차인 2위 포터(9천973대)와의 격차가 7천여대가 넘었다. 이달에도 역시 월간 1만대 판매를 2개월 연속 돌파하며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지켰다. 2위 모닝(5천535대)과의 차이는 5천여대 수준이다. 지난달 한 달간 2위 모닝의 한 달치 판매량을 더 팔아치웠다.

신형 그랜저가 인기를 끄는 요인은 내·외관 디자인을 대폭 변경한 것은 물론, 준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현대 스마트 센스' 등 젊은 고객들이 선호하는 안전·편의사양을 대거 적용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전 세대가 다소 보수적인 연령대에 편향돼 있었다면, 신형 그랜저는 변화를 통해 30~40대 패밀리 세단 수요까지 타깃 고객층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가격도 엔트리 모델을 3천만원대 초반에 책정, 소비자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

현대차가 조만간 속속 신형 그랜저의 라인업 확대를 예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판매량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신형 그랜저에 가솔린 3.3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또 올 하반기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그랜저 최초로 2.0 다운사이징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한 스포츠 모델도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