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퍼스트 원년…'단축음성명령'으로 승부한다

아마존이 주도…페이스북-구글-삼성전자 경쟁 가세

방송/통신입력 :2017/01/20 17:41    수정: 2017/01/20 18:16

지난 10년간 ICT 시장 진화의 핵심은 유선 인터넷에서 모바일 시대로의 변화였다. 이런 흐름을 이어받아 올해는 '초기 인공지능(AI) 퍼스트 시대'가 열렸단 분석이 나왔다.

특히 '초기 AI 퍼스트 시대'는 단축버튼형 음성명령 위주 기술 경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단축 음성명령을 활용해 앱의 특정 기능을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 경쟁 포인트란 얘기다.

이 같은 전망을 제기한 것은 KT경제경영연구소가 20일 내놓은 ‘2017년 모바일 트렌드 전망’ 보고서였다. 이 보고서는 올해는 단축버튼형 음성명령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하면서 그 대표주자로 음성 비서 알렉사를 탑재한 아마존 에코를 꼽았다.

아마존이 2015년 5월 선보인 '대시버튼'은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해당 제품을 바고 구매할 수 있었다. 덕분에 단축명령을 잘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마존 에코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간다. AI 음성 플랫폼인 알렉사를 탑재한 아마존 에코는 음성 명령을 통해 정보 검색 뿐 아니라 제굼 구매 및 서비스 요청 등을 척척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에코는 아마존 대시의 단축버튼 기능을 음성명령 영역으로 확장한 셈이다. 단축버튼형 음성 명령을 구현한 덕분에 아마존 에코는 PC나 모바일 기기로 접속하지 않아도 쇼핑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보고서는 “유선 인터넷 시대에는 PC에서 웹브라우저를 통해 검색 엔진 사이트에서 정보를 얻는 식이라면, 모바일 시대에는 웹과 앱으로 정보 검색과 서비스 제공이 분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바일 시대에는 검색 엔진이 개별 앱 페이지를 연결해 통합하는 형태를 갖췄으나 앞으로 아마존 에코와 모바일 IM(인스턴트 메신저) 챗봇 도입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정보 검색과 서비스 이용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마존 에코는 알렉사를 통해 각종 정보 검색이나 서비스 구매가 가능한 검색 엔진 특징을 갖는다. 페이스북 메신저의 챗봇은 개별 업체의 앱으로 정보나 서비스를 요청하는 형태다.

전자상거래 회사인 아마존은 쇼핑 영역에서 그치지 않고, 가정 내 스마트홈 단말 제어 등의 기능으로 무대를 넓혔다. 덕분에 이달 초 열린 CES 2017에서 직접 참가하지도 않았지만 곳곳에서 알렉사의 위용을 드러내며, 음성명령 AI 시대의 첫 강자로 떠올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페이스북, 챗봇 강화…'디바이스 강자' 삼성도 주목

모바일 SNS로 플랫폼을 구축한 페이스북은 메신저에 챗봇 기능을 결합하면서 AI 퍼스트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F8 개발자 회의서 공개한 챗봇 API부터 시작된 흐름이다. 페이스북 메신저의 챗봇 도입은 대화형 커머스 플랫폼 구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물론 현재 개별 챗봇 기능이 지능형 개인 비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미국 스마트폰 이용자의 메신저 이용률이 검색보다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확산이나 발전 속도를 가늠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유무선 시대를 검색엔진과 OS로 호령해온 구글도 AI 시대에 뒤지지 않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구글은 지난 해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합한 모바일 메신저와 스마트 스피커를 연이어 내놨다. 최근에는 구글 어시스턴트 고도화를 위해 서드파티 개발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액션 온 구글’ 플랫폼도 정식으로 내놨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하드웨어 회사인 삼성전자의 가능성도 높게 평가했다. 하드웨어 생태계에서도 AI 서비스 경쟁이 활발하게 일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인수 소식을 발표한 비브랩스의 기술력으로 갤럭시S8에 지능형 개인비서를 탑재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에 그치지 않고 TV를 비롯한 가전 등 다양한 기기를 만드는 삼성전자의 경우 지능형 개인 비서 생태계 확장에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관련기사

아울러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맞수인 애플도 시리 기능 개선을 위해 AI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고 인수합병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페이스북처럼 아이폰의 아이메시지와 같은 메신저 플랫폼에서 대화형 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연구소는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에 지능형 개인 비서는 핵심 이용자 인터페이스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이같은 서비스와 상당 부분 겹치는 가정용 로봇 도입이 오히려 늦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