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바마 퇴임 앞두고 정부 감청 강화

시민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 커질 듯

컴퓨팅입력 :2017/01/13 10:32

미국 정부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 퇴임을 앞두고 감청 권한을 강화했다.

미국 지디넷은 12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 보도를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 집무실에 들기 전에 오바마 행정부가 감청 권한을 확대했다고 보도했다. 활동가들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에 정부의 감청 권한을 제한해 달라고 요청해 왔는데, 오히려 반대로 했다는 지적이다.

마스트안테나. 감시 감청 장비. 데이터처리. 국가안보국. [사진=Pixabay]

[☞참조링크: Days before Trump takes office, Obama expands surveillance powers]

[☞참조링크: N.S.A. Gets More Latitude to Share Intercepted Communications]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국가안보국(NSA)이 광범위하게 수집한 개인 관련 데이터를 다른 정보기관과 공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중앙정보국(CIA)이나 마약단속국(DEA)처럼 감청활동을 하는 여러 기관 10여곳이 국외망과 위성으로 오가는 전화, 이메일, 다른 개인 데이터 등에서 감청 수집된 자료를 다룰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미국 국가정보국(DNI)의 제임스 클래퍼 국장은 이날 규정이 이렇게 바뀐다는 소식을 텀블러에서 운영되는 DNI 블로그를 통해 공개했다. 달라지는 규정은 정부기관 17곳이 영장(warrant) 없이 미국인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허용한다. 다만 "법집행 목적"으로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로레타 린치 미국 법무장관이 이 규정을 승인했다.

관련기사

지난해 11월 전자개척자재단(EFF)을 비롯한 프라이버시 관련 시민단체 30여 곳이 오바마의 퇴임 전에 미국 정부의 감청제도를 철회해 줄 것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차기 정부의 성향이 민주주의에 강한 역풍을 몰고 올 것이라는 우려에 따라 수집된 데이터를 '영구 파기'하는 것을 비롯해 감시활동의 구조조정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 다양한 데이터 감청 활동을 남용할 것을 우려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할 경우 고문 방법을 되살린다든지 테러리스트 가족의 생명을 빼앗는다든지 하는 형태로 미국 현지법이나 국제법에 반하는 일을 벌어지게 할 수 있는 정책이 추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상태다. 트레버 팀 언론자유재단 사무총장은 오바마 정부의 중재가 없을 경우 퇴임 대통령은 감청 자산을 '미치광이'에게 건네는 셈이 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차기 대통령을 가리키는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