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금지 당한 재계...해외 사업 어쩌나?

이재용 부회장 등 출금에 난감...새해 설계도 못해

디지털경제입력 :2016/12/19 13:48    수정: 2016/12/19 13:49

재계가 최순실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재계는 새해 설계도 하지 못한 채 그야말로 암흑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지난 주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을 무더기로 출금금지 조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 기업은 노심초사다. 또한 무수히 쏟아지는 미확인 정보가 반(反)기업 정서를 부추기면서 여론을 악화시키고 있어 대외 신인도와 브랜드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삼성 서초 사옥(사진=지디넷코리아)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SK 등 대기업들은 그룹 총수들이 특검의 출국금지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년도 해외 사업은 물론 인력 배치 등 조직재편을 위한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가장 어려움이 예상되는 기업은 재계 1위 삼성그룹이다.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미전실) 해체'라는 숙제까지 떠안은 삼성은 이 부회장의 출금금지 소식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손발이 묶인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당장 다음 달 5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7'에 이 부회장의 참석이 어렵게 됐다. 매년 한해의 정보기술(IT) 산업의 트렌드를 관통하는 CES는 올해 50주년을 맞는다. 자율주행차, 증강/가상현실(AR/VR), 스마트홈, 드론, 로봇 등 최신 기술의 향연에 내년 전 세계 3천800여개 기업 관계자들이 모여들 예정지만 삼성전자의 최고 경영자가 가고 싶어도 못가는 셈이다.

무엇보다 올 하반기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를 겪은 삼성전자는 내년 초 새로운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8의 성공을 위해 경영 수뇌부들이 유럽, 미국, 중국 등 해외 주요 통신사 고객과 거래처를 방문해야 한다.

따라서 이 부회장이 출국금지된다면 삼성전자의 해외 비즈니스에 직간접적으로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더구나 삼성은 국정조사 청문회-특검 정국으로 연말 사장단 및 임원 인사와 최고경영자(CEO) 워크숍도 무기한 연기돼 내년 새해 설계가 사실상 백지 상태다.

삼성 관계자는 "출국금지가 내려졌는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사실이라면 해외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다른 (글로벌)기업들은 내년도 사업전략을 구체화하고 신발 끈을 동여매고 뛰고 있는데, 우리는 사장단이나 임원 인사조차 언제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신세"라며 "벌써 새해가 코앞인데 이러다가 한 두 달 후딱 보내고 나면 내년 상반기는 사실상 끝"이라고 하소연 했다.

SK나 롯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들 기업은 그룹 총수의 출국금지 소식에 난감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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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이번주 예년보다 일주일 정도 늦은 사장단 및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간 치열한 경쟁으로 그야말로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일로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