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청문회...삼성 미래전략실 해체

이재용 부회장 '부정적 인식 없애겠다'...미전실 앞날은?

디지털경제입력 :2016/12/06 19:44    수정: 2016/12/07 08:00

6일 대기업 총수 9명이 한 자리에 모인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 1차 청문회는 마치 삼성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이날 특위 소속 의원들 질의의 대부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향해 쏟아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까지 해체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향후 특검 수사를 앞두고 격량에 휩싸이게 됐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지난 2008년 삼성특검으로 전력기획실이 폐지되자 2년 뒤 다시 부활한 그룹의 핵심조직이다.

이날 김성태 국정조사 특위 위원장 정면에 자리한 이 부회장은 청문회가 시작되자마자 시종일관 낮은 자세로 국민들에게 머리를 숙였지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특혜 시비와 최순실-정유라 모녀 지원의 대가성을 밝히기 위한 의원들의 추궁은 끊이지 않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 완성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특위 의원들의 질의에 "결코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부인했다. 이어 "지금 이렇게 의혹까지 받고 있어 취소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이제 합병된 지 1년 정도 됐다. 삼성물산 임직원들과 열심히 노력해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 지켜봐 달라"고 읍소하기도 했다.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에게 승마협회를 거치지 않고 직접 돈을 송금하고 지원한 일에 대해서는 "나중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보니 잘못되고 적절치 못한 일이었다"며 거듭 사과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은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존재를 미리 알고 지원을 지시했는지', '미래전략실에서 누가 송금을 지시하고 누구로부터 보고를 받았는지' 추궁을 받으며 곤혹스러워 했다. 이부회장은 "(나중에)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다고 들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청문회에서 미래전략실이 최순실-정유라 불법 지원의 배후로 지목되고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으라는 압박에 '이런 일에 연루돼 창피하고 후회스럽다'고 감정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결국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이 "(선대때부터)해체하겠다는 약속을 실천하라"는 거듭된 추궁에 '미래전략실 해체하겠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미래전략실에 대한 많은 의혹과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고 느꼈다"면서 "삼성 창업자이신 선대 회장께서 만드시고 이건희 회장이 유지를 해오신거라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국민 여러분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면 없애겠다"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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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은 지난해 미래전략실을 기존 6개 팀(인사/경영진단/경영기획/전략1, 2/커뮤니케이션)에서 5개 팀으로 축소 개편한 바 있다. 이는 물산, 화학 등 주로 비전자 계열사를 담당해 오던 2팀이 통합 삼성물산 출범과 한화로 화학 계열사 매각 등에 따른 것이다.

이 부회장이 미래전략실 해체를 국민 앞에 약속하면서 향후 어떤 식으로든 조직의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당장 조직 변화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최근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이사회 등기 인사로 책임 경영에 나서고 지주회사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경영 구조로방향을 잡을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