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만 대응" 車 전장부품 업계 분주

차별화-합종연횡 통해 적극 대응 나서

홈&모바일입력 :2016/12/19 18:41

삼성전자와 하만이 형성한 연합군을 대응하려는 글로벌 전장부품 업계들의 움직임이 연말부터 활발해지고 있다.

콘티넨탈, 델파이, 모빌아이 등은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발표 이후로 잇달아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활용 전략을 기자간담회와 소셜미디어 통해 전하고 있다. ‘차별화’와 ‘합종연횡’ 전략이 이들의 핵심이다.

삼성전자의 인수로 사업에 탄력을 받은 하만은 유아 감지 보행자 충돌 방지 기술과 증강현실 헤드업디스플레이 개발로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플래시 라이다' 등 미래형 ADAS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혁재 콘티넨탈 코리아 대표이사(사진=콘티넨탈 코리아)

■‘플래시 라이다’로 승부거는 콘티넨탈

콘티넨탈은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발표 이후 한달 만인 지난 14일 ‘플래시 라이다(LiDAR)’ 기술 등을 소개하는 국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콘티넨탈 ‘플래시 라이다’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다. 구글 자율주행차 프로토타입에 탑재되는 벨로다인 라이다의 경우 개당 1억원에 육박하나 콘티넨탈 제품은 개당 960만원 수준이다.

‘플래시 라이다’는 플래시가 켜지는 것처럼 한 번에 모든 방향으로 광선을 조사해 돌아오는 레이더를 인식할 수 있으며, 다른 전장부품 업체에서 발표하지 않은 방식이다. 카메라와 레이더를 통해 주변 정보를 얻는 일반적인 자율주행 시스템보다 한층 진화된 방식이라는 것이 콘티넨탈 측의 설명이다.

콘티넨탈은 ‘플래시 라이다’가 향후 5년 내 상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만약 가격 자체가 해를 지날수록 더 낮아진다면 대중화에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혁재 콘티넨탈 코리아 대표는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에 대해 “삼성전자 같은 IT(정보기술) 대기업이 자동차 부품시장에 진입한 것은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델파이와 모빌아이는 자체 인포그래픽을 통해 회사별 전장부품의 강점을 설명했다. (사진=모빌아이)

■합종연횡 전략 고수하는 델파이-모빌아이

영국 델파이 오토모티브와 이스라엘 모빌아이는 삼성전자-하만 연합군 대응을 위해 ‘합종연횡’ 전략을 내세웠다. CES 2017에서 이들이 함께 고안해낸 자율주행 시스템을 직접 시연한다는 것이 이들의 계획이다.

사실 이들의 합종연횡 전략은 지난 8월부터 진행되어 왔다. 당시 이들은 오는 2019년 자율주행 시스템 양산화를 이루기 위한 파트너십 체결을 발표해 업계에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 파트너십은 모빌아이가 테슬라와 결별한 이후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발표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모빌아이의 경우 시스템온칩(SoC)인 EyeQ 시리즈 자율주행 칩 기술과 자체 학습 시스템 등의 기술을 갖췄고, 델파이는 전방 및 풀 서라운드 레이더 시스템과 자동차 드라이빙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에 장점을 보이고 있는 업체다. 이들은 서로 힘을 합쳐 CSLP(Central Sensing Localization Planning) 이라는 정교화된 자율주행차 솔루션을 만들 계획이다.

델파이와 모빌아이는 볼보, GM 등 글로벌 자동차 OEM 회사들에게 자체 자율주행 솔루션을 제공하고 싶다는 입장이다. 인텔이 이들의 합작 자율주행 시스템 구현을 위한 코어 i7 칩을 공급하기 때문에, 안전성과 정확도에서 앞장설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메시지다.

■조직 변화 없는 하만, 자체 기술력으로 승부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과정은 내년에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부 조직 개편 변화 없이 자동차 전장부품 업계에서 선두주자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 삼성전자와 하만의 계획이다.

치열해진 전장부품 업체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하만은 전장부품에 대한 자체 기술력을 더 강화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하만 관계자가 전략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전장부품 기술은 크게 ‘후방 충돌 방지 기술’, 스마트 오디오 ‘할로소닉’,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으로 나눠질 수 있다.

하만은 전장부품 업체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 개발에 전념할 방침이다. (사진=하만)

지난 4월 최초로 선보인 후방 충돌 방지 기술은, 타 업체와 달리 사고에 가장 취약한 12~23개월 유아의 움직임까지 감지해낼 수 있다. 유아들의 키가 상대적으로 작아 후방카메라 시야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단점을 하만이 스스로 고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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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소닉은 자동차 내 소음 자체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이다. 르노삼성 QM6 등에 탑재된 능동형 소음제거(ANC) 기술과 전자 음향 설계(ESS) 기술이 합쳐져 주행 중 발생하는 엔진 소음 등을 잡아 줄 수 있다.

앞으로 하만은 미국 헤드업 디스플레이 스타트업 내브디(Navdy) 사 투자를 통해 증강현실 디스플레이 사업 강화에 전념할 방침이다. 하만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의 발달로 인한 전방주시 의무 불이행 사고가 많아짐에 따라, 안전성을 강화한 헤드업 디스플레이 개발에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