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연방통신위원회(FCC)를 둘러싸고 치열한 두뇌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올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민주당 출신 위원 재신임과 톰 휠러 위원장 거취 문제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톰 휠러 FCC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FCC에 더 머무를 것이라고 아스테크니카가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톰 휠러는 미국 상원이 올 연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제시카 로젠워슬 위원을 재신임하지 않음에 따라 당분간 FCC 위원직을 사임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주 톰 휠러는 상원이 로젠워슬의 재임을 승인할 경우 즉시 물러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원이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당분간 사임하지 않고 계속 머무를 것이라고 아스테크니카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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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명으로 구성된 FCC 위원, 매년 한명씩 임기 종료
5명으로 구성된 FCC 위원들의 임기는 5년이다. FCC는 정책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한 명씩 임기가 만료되는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톰 휠러는 지난 2013년 FCC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이에 따라 이론적으로는 오는 2018년말에 임기가 끝난다.
하지만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트럼프는 취임 이후 자신의 정책을 책임 있게 추진해 줄 인사를 FCC 위원장에 앉힐 가능성이 많다.
이렇게 될 경우 톰 휠러는 FCC 위원장에서 물러나야 한다. 물론 새 위원장 선임 이후에도 FCC 위원으로 계속 남아 있을 수는 있다.
5명으로 구성된 FCC는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민주당 출신이 3명으로 다수를 점했다. FCC가 지난 해 강력한 망중립성 원칙을 통과시킨 데는 숫적인 우세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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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부가 바뀌면서 상황이 달라지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할 경우 위원장 선임권을 갖기 때문에 공화당이 3대 2로 숫적인 우세를 점하게 된다.
FCC 위원장은 대통령이 지명한 뒤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가 지명한 사람이 FCC 위원장 자리에 오르는 건 큰 문제가 없다.
문제가 트럼프 체제가 갖춰지기 전까지다. 민주당 입장에선 새 위원장이 상원 인준을 통과하기 전까지는 최소한 2대2로 숫적인 균형을 맞추는 쪽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
두 당의 이런 이해관계 차이는 올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제시카 로젠워슬 FCC 위원 재심임 문제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 "2대2냐, 2대1이냐" 치열한 두뇌싸움
공화당은 톰 휠러 위원장이 먼저 사임해야 상원에서 로젠위슬의 재임을 승인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톰 휠러는 상원에서 로젠위슬 재임을 먼저 승인해주면 물러나겠다고 맞서고 있다.
공화당 입장에선 로젠위슬이든 휠러든 둘 중 하나만 떠나면 내년부터 FCC에서 민주당과 2대 2로 맞설 수 있게 된다. 그런 다음 차기 위원장 지명 절차를 서두를 경우 FCC에서 확실한 숫적 우세를 점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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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휠러 입장에선 로젠위슬 재선임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마저 사임할 경우 자칫하면 내년초부터 민주당이 오히려 2대 1로 숫적인 열세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일부 공화당 위원들은 로젠위슬 재신임하지 않은 상태에서 휠러까지 떠나도록 함으로써 FCC에서 2대 1로 숫적인 우세를 차지하길 원하고 있다고 아스테크니카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