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韓 콘텐츠 투자 잰걸음

한국 영화나 드라마 방영권 계약 박차

인터넷입력 :2016/11/22 18:10

넷플릭스에서, 전날 한국에서 방영된 드라마를 스트리밍으로 볼 수 있게 됐다. 배급사와의 방영권 계약을 통해서다. 미국 드라마의 경우 TV에서 방영된 후 일주일 내에 스트리밍 서비스로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지만, 이 플랫폼 안에서 홀드백(본 방송 이후 재방송이 되기 까지 걸리는 시간)이 하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넷플릭스는 22일부터 MBC에서 첫 방영된 드라마 '불야성'을 넷플릭스에서 다음 날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MBC와 계약한 것은 아니고, 드라마 제작과 배급을 맡은 씨스토리라는 회사와 계약했다. 이를 통해 넷플릭스 국내 가입자들은 별도 VOD 요금을 내지 않고도 드라마 불야성을 방영한 다음 날부터 볼 수 있다.

불야성은 넷플릭스를 통해 내년 1월부터 전 세계 190개 국가에 제공된다. 독점 계약이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오직 넷플릭스를 통해서만 볼 수 있게 된다.

넷플릭스

■본격적으로 시작된 넷플릭스의 국내 콘텐츠 투자

넷플릭스의 이 같은 국내 콘텐츠 투자는 최신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부족하다는 국내 시각을 변화시키는 동시에 적극적인 방영권 계약을 통해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세계에 선보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올해 6월 말 방한한 넷플릭스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넷플릭스가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은 물론 한국 드라마의 글로벌 유통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넷플릭스 측은 이번 계약이 앞서 헤이스팅스 CEO가 언급한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이 같은 행보는 드라마 제작사 입장에서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씨스토리 측은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불야성을 전 세계에 선보일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한국 드라마들이 국경을 넘어 전 세계 다양한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10월 JTBC 드라마 '청춘시대'를 해외에서 방영할 수 있는 판권을 구매하기도 했고, 11월 초에는 곧 개봉 예정인 한국 영화 '판도라'에 대한 국내 및 해외 라이선싱 계약도 체결했다. 넷플릭스가 한국영화의 글로벌 판권을 사전에 구매해 전 세계 배급을 결정한 것은 영화 판도라가 처음이다.

■홀드백 하루로 국내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넷플릭스는 그동안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로 일부 마니아 층만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이러한 콘텐츠 투자와 홀드백 기간 단축 등을 통해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 관심 많은 국내 가입자들도 끌어들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OTT 업계에 따르면 보통 VOD 구매율이나 시청률은 프로그램이 방영된 그 당일 날과 그 다음 날이 가장 높다. 그 이후엔 급격히 낮아지고 시간이 지나면 몰아보기 시청 행태가 나타난다.

넷플릭스에서는 미국 드라마 '지정 생존자', '섀도우 헌터스', '베터 콜 사울' 등이 미국 방송사에서 먼저 방송 된 후, 일주일 내 스트리밍 서비스가 된다. 그러나 한국 드라마 불야성처럼 홀드백 기간이 하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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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미 한국에서는 드라마나 예능 등 인기 프로그램은 방영된 직후 한 시간 안에 VOD로 업데이트 되고 있다. 푹에서는 일부 인기 프로그램의 경우 본방 시작과 함께 해당 방송의 VOD가 온에어로 제공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플랫폼의 기능을 확고하게 다지기 위해선 매일 새로운 콘텐츠가 쏟아져 나와야 한다"며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 빼고는 국내 시장에서 매력적으로 어필할 만한 콘텐츠가 아직 미비한데, 얼마나 콘텐츠 확보에 투자할지, 가입자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