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대에 위기감을 느꼈던 게 사실이다. 처음 카카오톡이 나왔을 땐 네이버가 끝났구나 하는 생각까지 했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가 모처럼 속내를 털어놨다.
2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17’ 질의응답 시간에 8년 간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겪었던 여러 경험과 힘들었던 순간들을 솔직하게 토로했다.
먼저 김 대표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로 무장한 구글과의 모바일 전쟁을 떠올렸다.
그 무렵 네이버는 PC 웹 시장에선 국내에서 확고한 지위를 갖췄다.
하지만 모바일 영역은 상황이 예사롭지 않았다.
김대표는 안드로이드라는 든든한 무기를 지닌 구글에 비해 시작부터 불리한 측면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상헌 대표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등장으로 큰 충격과 위기감을 느꼈다고 술회했다. 당시 느낌에 대해 김 대표는 “네이버는 끝났나 생각했다”고 표현했다.
김 대표는 “지금은 네이버 앱이 모바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지만 그 때는 (어떻게 될 지) 예측할 수 없었다”면서 “위챗이 텐센트의 슈퍼앱 역할을 했듯, 네이버가 오늘 이 자리까지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모바일에서도 과거 PC 시절의 힘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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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난 8년의 시간에 대해 김상헌 대표는 “굉장히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무난하게 성과를 내고 그만둘 수 있게 된 것은 축복”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한성숙 대표 내정자에게 “CEO로서의 철학과 소신, 원칙과 가치관에 따른 의사결정과 내부와 외부를 설득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한성숙 부사장이 신임 대표로 취임하게 되면 경영 고문으로 물러나게 될 김 대표는 “앞으로는 대표가 외로운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조언을 해주는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면서 “그 동안 성공도 있었고 부끄러운 측면도 있었지만 내부에서 후임들을 계속 한 단계씩 성공시켰고, 이런 체계를 갖췄다는 것이 나의 가장 큰 업적”이라고 자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