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륨에서 열린 네이버 데뷰 개발자 컨퍼런스 현장.
내년 3월부로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 유럽 등 해외 사업에 올인하겠다고 밝힌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행사 시작전 잠깐 무대에 섰다.
개발자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데뷰 행사 시작 전 인사말을 통해 "네이버가 하는 일들 중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중 하나가 데뷰 행사"라며 "그동안 사업한다고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다보니 참석을 못했는데 이번에는 시간이 맞아서 오게 됐다. 참석한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터넷 시장을 둘러싼 상황들에 대한 의견도 공유했다. 기술 경쟁력을 강조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는 "인터넷은 국경이 없어서,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거대 기업들과 바로 경쟁할 수 밖에 없다"면서 "거대 글로벌 회사들과 경쟁하려면 새로운 아이디어는 물론이고 기술 경쟁력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를 시작할 때부터 직원의 반 이상은 개발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해왔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해진 의장은 업계 판세에서 기술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인공지능이나 데이터 분석과 같은 기술은 임계점을 넘어 실생활에 들어왔기 때문에 앞으로는 기술 싸움이 될 수 밖에 없다"면서 "좋은 기술이나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할 것이다"고 말했다.
라인을 미국과 일본 증시에 동시 상장시킨 것도 기술 싸움을 하기 위한 자금 확보 때문이라는 얘기였다.
이 의장은 "앞으로 데뷰와 같은 행사를 통해 좋은 기술 스타트업이 나왔으면 좋겠고 이들이 해외로 나가는데 네이버가 작은 힘이라도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1996년 네이버를 설립했고 2004년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이사회 의장만 맡아왔다. 이후 일본 시장 공략에 집중했고, 이를 기반으로 라인을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으로 성장시켰다.
네이버 이사회 의장직마저 내려놓기로 한 것은 유럽 등 시장에서 새로운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재 유럽연합(EU)에선 구글 등 영향력이 막강한 미국 인터넷 업체들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가 유럽 시장에서 어느정도 기반을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네이버는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디지털경제 장관과 유럽 금융전문가 앙투안 드레쉬가 설립한 '코렐리아 캐피탈'의 유럽 투자 펀드 ‘K-펀드 1’에 첫 출자 기업으로 참여해 라인과 각각 5천만 유로씩, 총 1억 유로를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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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펀드1 참여는 유럽 진출 신호탄이다.
이해진 의장은 K-펀드 1 참여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일본에 진출한지 10년 만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는 5년 만에 성과를 냈듯이 유럽에서도 당장 성과를 내긴 어려울 것"이라며 "유럽의 좋은 파트너를 만났고 이를 소개하는 첫걸음이라고 봐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