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G유플러스는 “고객도 가족”이라는 문구를 앞세워 고객 감동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TV 광고에는 따뜻한 가족의 소소한 일상과, 가슴 뭉클한 장면들이 자주 등장한다. LG유플러스가 고달픈 서민들의 일상에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하겠다는 메시지도 담겼다.
LG유플러스는 또 전국 국군 장병에게 4만5천대의 군 수신폰을 제공했으며, 이달 초 멤버십 고객들과 곤지암 리조트로 1박2일 단풍여행까지 다녀올 만큼 고객에 대한 애정이 깊다.
그런 LG유플러스가 휴대폰 다단계 불법 판매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가족을 상대로, 지인을 상대로 고가의 요금제를 강요하고, 구형 단말기를 판매하던 고객이자 판매원들이 일순간 다단계 판매의 가해자이면서 피해자로 전락했다.
LG유플러스에게 고객은 정말 ‘가족’일까.
LG유플러스 휴대폰 다단계 판매 피해자 김모씨에 따르면 이들은 승급을 위해 가족, 친척, 친구 등에게 휴대폰을 팔았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회사가 제시한 목표치에 도달하기 위해 무리해서 빚까지 얻어 지인들의 휴대폰을 교체해주고, 위약금까지 대납해 줬다. 그보다 더 큰 보상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통장에 찍힌 수당은 약속과 달랐고, 남는 건 수백만원의 빚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실에 따르면 통신3사 휴대폰 다단계 가입자 약 55만 명 중 LG유플러스 가입자 수는 약 43만 명에 달한다.특히 7만7천명 판매원들에 약 200만원의 부담을 지워 총 1530억원에 달하는 부당 이득을 챙겼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상위 1% 미만 다단계 판매원이 지난해 지급받은 후원수당은 전체의 49,2%에 달했다. 이들은 1년 간 평균 5104만원을 벌었지만, 나머지 99% 판매원은 고작 평균 53만원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에 따르면 LG유플러스 다단계 판매원들 중 복잡한 휴대폰 요금제에 대한 교육을 받은 비율은 14%에 불과했다. 대부분이 지인들에게 정확한 정보 제공 없이 휴대폰을 판매했다는 뜻이다.
김영주 의원은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교인들 사이에서도 휴대폰 다단계 판매로 불화가 생겨, 교회 목사까지 직접 나서겠다고 한다”며 휴대폰 다단계 판매의 폐해를 지적했다.
그럼에도 LG유플러스는 가족이라 부르던 고객의 피해에 어떤 자세를 보였을까.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 달 간담회에서 휴대폰 다단계 판매에 대한 부작용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중단보다는 개선쪽을 택했다. 18일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권 부회장은 휴대폰 다단계 판매 중단 검토를 선언했다.
비좁은 국내 통신 시장에서 43만 명이나 되는 가입자를 안겨준 다단계 판매의 '달콤한 유혹'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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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LG유플러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회사가 말한 “고객도 LG 가족”이라는 말, “고객에게 정직하고 공정하게 대우하겠다”는 스스로의 다짐과 약속을 다시 한 번 상기해 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