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오토텍 "80일간 노조 파업에 부도 위기"

매출 손실 650억...만기도래 어음에 금융권 자금 압박 겹쳐

현대·기아자동차 등에 공조부품을 생산하는 갑을오토텍이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부도 위기에 몰렸다. 갑을오토텍은 노조의 공장 점거로 80일 동안 생산이 전면적으로 중단되면서 매출손실액이 650억원을 넘어섰다고 26일 밝혔다.

갑을오토텍 관계자는 "만기어음과 금융권의 대출금 상환 압력으로 자금상황이 급격히 악화돼 부도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갑을오토텍에 따르면 노조의 장기간 파업으로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어음 결제 금액의 일부에 대한 지급 기일 연장에 대해 거래처와 겨우 합의했으나, 다음달 중 상환해야 할 만기도래 어음 또한 정상적인 결제를 못할 것으로 예상돼 기일 연장 요청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결국 만기 연장으로 발생되는 제반 추가 비용도 회사에서 부담하게 돼 자금상황은 더 악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갑을오토텍 관리직이 노조의 공장 점거에 대해 공권력 집행을 요구하며 지난 6일 오후 덕수궁 대한문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갑을오토텍)

여기에 최근 갑을오토텍에 대한 여신한도를 축소하겠다는 수출입은행, 농협 및 우리은행의 통보도 이미 받은 상태다.

갑을오토텍 관계자는 "나머지 금융권 여신의 만기연장에 대해서도 기존 이자율의 2배 이상에 이르는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면서 "노조의 불법 파업만 없었다면 지급하지 않아도 될 금융비용이 추가로 발생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갑을오토텍 노조는 2015년도분 기본급 15만9천900원과 2016년도분 기본급 15만2천50원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7월 8일부터 공장을 점거하며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측은 2014~2015년 2년간 약 180억원의 적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갑을오토텍 관계자는 "노조의 불법 공장 점거로 부도직전까지 몰려 670명 임직원의 생계 터전을 잃을 수 도 있는 상황"이라며 "신속한 공권력 투입으로 최소한의 물량이라도 생산할 수 있도록 해야 부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