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공조부품을 생산하는 갑을오토텍의 노동조합이 공장을 점거하며 벌이고 있는 파업이 60일을 넘겼다.
이번 파업으로 생산 중단에 따른 막대한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오랜 기간 이어온 국내외 고객사들의 신뢰 관계에도 금이 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6일 갑을오토텍에 따르면 생산이 전면적으로 중단된 지 60일째인 지난 5일 기준 매출 손실액이 약 500억원을 넘었다. 갑을오토텍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서 작년분 기본급 15만9천900원과 올해분 기본급 15만2천50원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달 8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갑을오토텍 관계자는 "노조가 두 달간 불법 공장 점거를 통한 파업으로 고객사에 인도할 물량을 공급하지 못하게 하면서 회사를 최악의 위기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고객사들은 조속한 부품 공급 차질 해결을 요청하고 나섰다. 패널티 부과와 거래처 변경 등 강력한 조치에 나선 곳도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 각종 건설장비 및 산업차량 생산 차질로 인해 막대한 매출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건설장비 구매고객에 대한 신뢰도 하락과 250여개 협력회사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라며 갑을오토텍 측에 생산 재개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농기계 제조업체 대동공업은 "공급이 지연될 시 생산에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한다"며 "거래관계를 재고 할 수 밖에 없는 심각한 상황임을 인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 기업들은 클레임 배상청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상용차업체 미쓰비시후소는 코트라에 강력 항의 서한을 보내고, 갑을오토텍 측에 이달 2일까지 누계 7억5천만엔(약 75억원)을 페널티로 부과한다고 통보했다. 인도 타타는 "갑을오토텍의 버스에어컨 공급 중단으로 9월 개학 시즌에 맞춰 출고할 예정이었던 600대의 버스 생산에 차질을 빚게 돼 중동과 동아시아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력히 항의했다.
아랍에미티트(UAE)의 버스업체 스와이덴과 카타르의 알하마드, 사우디의 웨스턴오토 등 중동 지역 고객사들도 계약서의 페널티 조항에 대한 준수를 요구하며 조만간 거래선을 해외 경쟁사로 변경할 의사를 이미 통보한 상태다.
갑을오토텍 관계자는 "노조의 불법 공장 점거가 하루속히 풀려야 한다"며 "직장폐쇄 40일이 넘는 동안 침묵과 방관으로 일관해온 정부는 신속히 공권력을 투입해 갑을오토텍이 국내외 고객사들로부터 다시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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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에 대해 노조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사측이 협력사 등을 통해 대체 생산을 하고 있는 만큼, 공장 점거로 인한 생산 차질은 크지 않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아울러 노조는 사측이 합의된 단체협상안을 깨고 편법으로 관리직 사원을 채용해 현장 생산업무에 투입하는 등 '노조파괴'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