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은 왜 팔레스타인에선 서비스 하지 않나

인터넷입력 :2016/09/12 13:52

손경호 기자

한 동안 글로벌 트위터에서는 '#Paypal4Palestine'이라는 해시태그가 회자됐다. 43개 팔레스타인 기업들과 단체들이 페이팔에 공개서한을 보내면서 자국에서도 결제 플랫폼을 쓸 수 있게 해달라는 캠페인을 벌인 것이다. 페이팔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들의 요청을 거절한 후 벌어진 일이다.

페이팔은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온라인 결제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결제 분야에서 성공한 대표 IT기업으로 꼽히는 이 회사는 왜 팔레스타인에서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던 것일까?

페이팔은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접경지역인 웨스트뱅크, 가자 지구에서 공식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웨스트뱅크에 거주 중인 이스라엘인들에게는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이는 국제 법 상 위법이다.

이스라엘, 팔레이스타인은 '셰켈'이라는 같은 통화를 쓴다. 그러나 인터넷 플랫폼이 물리적으로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거리에 있는 이들 나라에게 서로 다르게 대우한다.

해시태그 달기 캠페인과 공개서한 보내기를 진행했던 '활기찬 팔레스타인 경제를 위한 미국인(A4VPE)'이라는 단체는 댄 슐먼 페이팔 최고경영자(CEO)에게 "페이팔이 203개국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중이라는 점을 고려해달라"며 "소말리아, 예멘 등 팔레스타인보다 정치적으로 훨씬 불안정한 나라에서도 서비스가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분쟁 지역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이에서 페이팔은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 이 회사는 이스라엘에서 리스크 관리팀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 부정거래나 해킹 등 이슈에 대응한다. 회사의 핵심적인 연구개발 부서가 이스라엘군 출신 보안전문가들을 통해 개발, 운영된다.

글로벌 결제 플랫폼을 내세우고 있는 것과 달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중 어느 한 쪽에만 서비스를 제공해왔다는 사실은 이 회사에게는 정치적인 부담을 안길 수 있다. 어느 한쪽 편만 들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이에 반대하는 고객들의 반발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아이러니한 것은 팔레스타인이 매년 2천여명에 달하는 IT전문인력들을 배출한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웨스트뱅크, 가자에 위치한 수많은 IT기업들에서 근무한다. 팔레스타인에게도 이스라엘처럼 기술만이 그들의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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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안에 대해 페이팔은 "디지털 결제 및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수용할 수 있는 각종 규제를 준수하며 모든 사람들이 우리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팔레스타인 커뮤니티와 보여준 관심은 감사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어떤 내용도 발표하기 힘들다"고 해명했다.

이어 페이팔은 "지속적으로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개발하고, 비즈니스 실행가능성, 각종 규제나 요구사항 등에 대해 고심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현지에서 필요한 허가를 얻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