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통 큰 결정을 내렸다. 발화 논란에 휩싸인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결함을 인정하고 전량 신제품 교환이란 파격적인 결정을 내놨다. 100만대를 웃도는 갤럭시노트7를 전부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기로 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 19일 출시된 이후 흥행가도를 달리던 갤럭시노트7에 터진 초대형 악재였다. 그런 만큼 삼성이 어떤 조치를 취할 지에 전 세계의 시선이 쏠렸다.
이런 질문에 대한 삼성의 대답은 정면돌파였다. 특히 삼성은 갤럭시S7 엣지 같은 다른 제품과의 교환 뿐 아니라 환불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통 큰 결정으로 소비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 '배터리 교체' 예상깨고 파격적 교환 조치 발표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2일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어 갤럭시노트7 자체 품질 분석 결과과 향후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신제품 출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러한 소손 현상으로 사용 중 불편을 겪으신 고객들과 저희 제품을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염려를 끼치게 되어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고개숙여 사과했다.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7 일부 제품에서 배터리 소손 현상이 접수됐으며 배터리 셀이 원인으로 확인됐다"면서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판매를 중단하고 구입시기와 상관없이 갤럭시노트7 신제품으로 교환해드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자재 수급과 제품 준비에는 약 2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갤럭시노트7을 구매한 국내 소비자들은 오는 19일부터 새 제품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19일 이전이라도 갤럭시노트7 사용자들은 3일부터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를 찾아 소프트웨어를 통해 배터리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제품 교환이 이뤄질 때까지 갤럭시노트7이 아닌 다른 스마트폰을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으며 삼성전자 제품 중에 갤럭시S7 엣지 등 다른 제품으로 교환을 요구할 수도 있다. 또 판매 규정에 따라 14일 이내 환불도 가능하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는 제품 결함이 확인된 만큼 이통사와 협의를 통해 환불 가능 기간도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삼성전자가 문제가 된 갤럭시노트7에 대해 전량 리콜로 가닥을 잡으면서 신제품 교환이나 환불 대신 문제가 된 배터리만 교체해주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일체형 스마트폰 신제품을 분해해 수리하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또 최초 사건 발생 열흘이 다 되도록 공식입장 발표를 미루면서 14일로 규정된 환불 기간을 넘기지 않을까 하는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감지됐다.
고동진 사장은 "교환과 환불에 드는 비용을 직접 밝힐 수는 없지만 마음이 아플 정도로 큰 금액이 들어간다"면서 "그럼에도 인명피해가 날 가능성이 있었던 만큼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90%에 이르는 사전예약자를 생각할 때 단순 배터리 교체로는 안 된다고 판단해 임직원들 논의 결과 고객만족과 품질경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 "발화 원인은 배러리 셀"…삼성, 해당업체명은 함구
앞서 지난달 24일부터 갤럭시노트7이 충전 중 폭발했다는 국내외 소비자들의 제보가 잇따르면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이번주 초부터 이동통신 3사에 갤럭시노트7의 국내 공급을 사실상 중단하고 문제가 된 갤럭시노트7을 수거해 정확한 발화 원인을 조사해왔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1일 기준으로 국내외 총 35건이 서비스센터를 통해 접수됐으며 이는 100만대 중 24대가 불량인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자체 원인 분석 결과 발화의 원인은 배터리 셀 자체 이슈로 확인됐다. 또 공정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특정 배터리 업체도 밝혀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전자는 해당 업체명에 대해 끝까지 함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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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사장은 "현재 두 군데서 갤럭시노트7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는데 특정 업체에서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다"면서도 "개발과정에는 문제가 없고 제조공정에서 생긴 문제이지만 사장의 책임도 있기 때문에 해당 업체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판매된 갤럭시노트7 대수(셀아웃)는 250만대 정도로 추산된다. 이 중 소비자들에게 인도된 것(셀인)만 100만대가 넘는다. 삼성전자는 1차 출시국 10개국(한국, 미국, 캐나다, 멕시코, 푸에르토리코,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대만, 아랍에미레이트)에 판매된 모든 제품을 전량 교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