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또 어떤 첨단 IT기술이 올림픽 무대를 멋지게 장식할까?"
세계인의 시선이 집중될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6일 오전(한국 시각) 화려한 막을 올린다. 금메달 10개 이상으로 종합순위 10위를 노리는 태극전사들도 4년 동안 흘린 땀의 결실을 거두기 위해 뜨거운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하지만 메달 경쟁만 올림픽의 볼 거리는 아니다. '세계인의 스포츠 잔치' 올림픽은 그 동안 신기술 경연장으로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1936년 독일 베를린올림픽에선 텔레비전 생중계가 처음 시도됐다. 1964년 일본 도쿄 올림픽은 컬러 TV 중계의 새장을 연 대회로 널리 기억되고 있다. 영국 BBC는 도쿄 올림픽 2년 뒤 컬러 TV 방송을 본격 실시했다. 올림픽이 일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 셈이다.
그런가 하면 1984년 LA 올림픽은 고화질 TV의 시험대였다.
브라질 리우 올림픽도 방송과 관련한 차세대 기술들이 대거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올림픽에선 사상 처음으로 가상현실(VR) 중계가 예정돼 있어 벌써부터 많은 관심을 모은다.
이 외에도 드론을 비롯해 슈퍼 고화질 방송과 온라인 스트리밍 기술 등도 리우 올림픽을 빛낼 또 다른 기술 키워드들이다.
■ 스포츠 VR 콘텐츠 경험 주목
차세대 콘텐츠 산업의 대표주자인 VR은 이번 리우 올림픽을 통해 대중화를 향해 한걸음더 다가설 수 있게 됐다.
올림픽 방송 서비스(OBS)는 리우 올림픽 기간 중 다양한 경기장에서 매일 VR 장면을 찍을 예정이다. 제작될 VR 영상은 육상, 비치 발리볼, 개막식 및 폐막식 등을 포함하고 있다. OBS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 중계 방송을 전세계로 내보내기 위해 설립한 단체다.
미국의 NBC와 영국 BBC는 OBS 영상을 활용해 시청자들에게 VR 중계를 제공할 계획이다.
NBC는 100시간 이상의 리우 올림픽 VR 영상을 제작해 자사 앱을 통해 삼성 기어 VR 기기 사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BBC는 삼성 기어 VR과 구글이 제공하는 보급형 VR 기기 카드보드를 통해 영상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영국 방송사들은 지난 5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 대 아스날전에서 VR 중계 실험을 했다. BT 스포츠는 올초 열린 미국 프로농구(NBA) 올랜도 매직과 토론토 랩터스의 대결에서 VR 영상 제작 기술을 활용했다.
스포츠와 VR의 결합은 앞으로 더욱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열린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도 VR은 중량감 있는 키워드가 될 것이 유력하다.
현대원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은 한국VR산업협회장으로 있던 지난해 지디넷코리아와 가진 인터뷰에서 "VR은 5G 시대, 킬러 콘텐츠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면서 "2시간짜리 영화를 1초에 내려받는 대역폭이 만들어지면 실감 영상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콘텐츠와 서비스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드론의 부상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 무인 비행기 드론 때문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드론으로 상대팀 훈련 장면을 몰래 찍은 정황을 포착하는 일때문에 국제축구연맹(FIFA)이 조사에 착수하는 일이 벌어졌다. 스포츠 이벤트에서 드론이 다양하게 활용될 것임을 예고하는 전주곡이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도 드론은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드론 카메라 기술에 관심이 모아진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TV 중계 분야에서 드론의 진화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번 리우 올림픽은 드론 카메라 기술이 어디까지 진화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다.
방송사들은 리우 올림픽에서 드론 카메라를 활용한 영상 촬영을 실험할 계획이다. BBC는 OBS와 협력해 조정 경기 장면을 드론으로 찍어 해외 방송사들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드론으로 촬영한 조정 경기 영상은 전통적인 카메라로 찍으면 발생하는 장면 왜곡을 없애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드론 카메라가 일반인들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을지도 이번 리우 올림픽의 관전 포인트다.
■ 고화질 영상, 진화는 어디까지?
리우 올림픽에서 주목할만한 기술로 울트라 고화질(UHD) 영상도 빼놓을 수 없다. NBC는 수백시간에 달하는 육상, 수영, 축구, 유도 등의 경기 장면을 4K로도 알려진 UHD 영상으로 제작한다.
UHD는 일반 풀 HD와 비교해 해상도가 4배 높아 보다 선명하게 영상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번 올림픽에서 UHD 영상 제작은 생중계에는 투입되지 않는다. 영상을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 때문에 24시간 정도 지연이 필요하다고 한다.
UHD 방송 영상을 이용하려면 시청자들은 이를 지원하는 4K TV가 필요하다. 4K를 넘어 8K로 알려진 슈퍼 하이비전 (Super High Vision, 이하 SHV)도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존재감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SHV는 일각에서 텔레비전의 미래로도 꼽히는 기술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OBS는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8K 영상을 130시간 가량 기록한다. 일반 텔레비전이 8K이 호환되지 않는 만큼, 제작된 영상은 해외 방송사들에게 4K로 낮춰 제공된다.
그러나 NHK는 일본에 있는 자사 방송센터에서 유일하게 특정 이벤트를 일반에 8K로 방송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대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 온라인 스트리밍 뜬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온라인 스트리밍도 리우 올림픽에서 주목할 기술로 꼽았다. 2012년 BBC는 런던 올림픽의 모든 순간을 담기 위해 24개 HD 텔레비전 채널을 선보였다.
그러나 관련 TV 채널들은 올해 사라진 상황이다. 이를 감안해 BBC는 같은 경험을 온라인을 통해 제공하기로 하고 필요한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시청자들은 TV가 아니라 인터넷이 연결된 어떤 기기에서도 주요 경기 장면을 실시간으로 언제 어디서나 감상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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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스트리밍은 방송사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구글도 리우 올림픽 경기 현장을 담기 위해 15명의 유튜브 스타를 파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