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9대 국회에서 무산된 요금 인가제 폐지를 재 추진한다. 신규상품 출시 속도를 단축해, 사업자간 요금 인하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복안이다. 또한 올해 하반기 이용자가 감소하고 있는 시내전화 상품을 신고제로 전환시킨다는 방침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4일 통신시장 경쟁정책 추진계획의 일환으로 요금인가제를 폐지하고, 올 하반기부터 시내전화 상품을 인가대상에서 제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부는 지난달 24일 국회에 요금인가제를 폐지하고 모든 사업자에 신고제를 적용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요금인가제 폐지 법안은 지난 19대 국회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된 바 있다.
그동안 국내 이동통신 규제는 네트워크 투자를 중시해, 도매규제를 약하게 시행해 왔다. 그 결과 지배적 사업자의 시장지배력을 우려해 소매 규제인 요금인가제는 강도높게 추진해 왔다.
하지만 2011년 재판매 의무화가 도입되고 최근 알뜰폰 가입자가 10%를 돌파하는 등 경쟁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소매규제 유용성이 낮아진데다가, 신규 요금제 출시만 지연시키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요금인가제 폐지를 추진키로 결정했다. 그동안 통신사업자들이 신규 요금제 출시하려면 요금을 인가받기 위해 1~2 개월이 소요됐지만, 신고제로 전환되면 이 기간이 15일 이내로 단축된다.
미래부는 신고제 전환으로 사업자의 자율성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경쟁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환정 미래부 통신정책국장은 “신고제로 전환할 경우, 단 15일만에 다른 사업자들이 여기에 대응하는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게 된다”며 “사업자간 반응 속도가 더 빨라져 요금인하 경쟁이 불 붙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시내전화 시대 막 내려…규제 무의미
미래부는 우선 시내전화를 인가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올 하반기 추진한다. 대체재인 인터넷전화의 이용 활성화로 중요도가 하락하고 규제의 실익이 적다는 점이 감안됐다.
시내전화 시장은 2007년 3.7조원에서 지난해 1.4조원으로 62% 감소했고, 사용자는 2002년 2349만에서 지난해 1634만으로 28%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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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에서도 시내전화에 대한 소매시장 규제보다는 도매규제적 접근이 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경쟁상황 평가에 따르면 시내전화에 대해서는 후발사가 시내전화 대체재인 인터넷 전화의 73%를 차지하며 KT 시내전화와 경쟁하고 있다. 또 시내전화 요금 10% 인상시 가입자의 60.2%가 해지 또는 사용량을 줄일 것으로 응답하는 등 인가제 제외로 인한 요금인상 가능성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부는 또 소매 규제를 완화하는 대신 도매 규제를 재정비 한다. 경쟁상황평가 주기를 매년 1회에서 필요 시 추가 실시할 수 있도록 확대하고, 경쟁상황평가 결과를 토대로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정을 추진한다.더불어 지정된 지배적 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비제공, 도매제공, 상호접속 등 개별규제를 적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