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23일(이하 현지 시각)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결정할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브렉시트(Brexit)’로 불리는 영국의 EU 탈퇴가 현실화될 경우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 IT 매체 리코드는 영국이 ‘브렉시트’를 결의할 경우 세계 IT산업에도 적잖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 3월 영국 런던에 있는 IT 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0%가 브렉시트에 반대 의사를 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EU 탈퇴는 양쪽 모두에게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가능성이 많다. 항공 여행 비용부터 건강보험, 교육 비용까지 소비자 부담이 증가할 여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 유럽 디지털 단일 시장 와해…美 기업들 심각
IT 쪽에 초점을 맞추면 상황은 더 심각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제임스 워터워스 미국 컴퓨터통신산업연맹(CCIA) 유럽지사 부사장은 리코드와 인터뷰에서 “브렉시트가 현실화 될 경우 IT 쪽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가장 큰 이유로 영국이 EU에서는 가장 개방적인 시장이란 점을 꼽았다. 영국이 떠날 경우 EU 시장은 외부에 대해 훨씬 더 적대적인 곳이 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디지털 단일시장’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EU와 체결한 ‘세이프 하버’ 조약이 영국엔 적용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리코드는 “영국의 정보 기관들은 미국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감시 능력을 갖고 있다”면서 “하지만 그 동안은 EU 회원국이었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 우려에도 불구하고 영국 기업들과 데이터를 공유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이런 시각은 다분히 미국 중심적인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EU란 단일 시장에 대응하던 기업들이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영국에 대해 별도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은 간단한 부분은 아니다.
영국이 떠날 경우 EU 의회 내 힘의 균형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워터워스는 리코드와 인터뷰에서 “영국이 떠날 경우 EU 권역 내에서 시장 지향적인 국가들의 지분이 35%에서 20%로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EU에서는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 스칸디나비아 지역 국가들이 대표적인 시장 지향 국가로 꼽힌다. 이들에게 힘을 실어줬던 영국이 떠날 경우 EU의 법률이 좀 더 폐쇄적인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 한국 시각 24일 오후 쯤 결과 나올듯
영국과 EU 시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브렉시트’ 투표는 23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전국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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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투표에선 ‘영국이 EU 회원국으로 남아야 할까, 떠나야 할까’란 항목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개표는 이날 오후 10시 이후 전국 382개 투표소에서 수작업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투표 결과는 현지 시각 24일 오전 7시(한국시각 24일 오후 3시) 경에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