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선택약정 할인 600만, 이통3사 매출 하락 '부메랑'

"앞으로가 더 걱정“…전체 가입자의 20%까지 증가 예상

방송/통신입력 :2016/04/28 12:01    수정: 2016/04/28 12:57

단말기 보조금을 받지 않는 대신, 통신비의 20%를 할인받는 선택약정할인 제도가 국내 이동통신사들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현재는 20% 선택약정할인을 받는 사용자 수가 전체 이동전화 사용자의 약 10% 수준이지만, 20% 가까이 증가할 경우, 이통사들의 매출및 순익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당장, 가입자당 매출액(ARPU)가 감소하고 있고, 이와 더불어 수익성 확보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게 이통사들의 하소연이다.

선택약정할인 제도 시행으로 인한 의 부담은 당장, 이동통신사의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서 현실화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7일 올 1분기 실적 발표 컨펀런스 콜에서 20%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비중이 누적으로 약 10%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가입자 당 매출이 하락하고 예상보다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증가 속도가 30% 가량 빠르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1분기 기준 가입자당 750원 정도의 매출이 선택약정할인 등의 영향을 받아 하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SK텔레콤 역시 28일 지난 동기 대비 소폭 하락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 하락 요인 중 하나로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증가를 꼽았다. 이 회사는 전체 가입자 중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비중을 대외비라는 이유로 공개하진 않았지만, 정부 통계를 근거로 했을 때 10% 초반대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요인 등으로 SK텔레콤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했다.

29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KT도 선택약정할인 요금제에 따른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 공시 지원금보다 2년 동안 요금에서 할인 받는 총액이 큰 경우가 많고, 2년 약정이 끝난 가입자나 자급제폰 이용자들도 선택약정할인을 받을 수 있어 매출 감소가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 이통 3사는 지난해에만 1조원에 가까운 마케팅 비용을 아꼈다. 반면 선택약정할인 가입 증가에 따른 지출 부담 또한 커졌다. 단통법 덕에 이통사들이 큰 이득을 봤다는 결론을 내리기 힘든 이유다.

이통사들이 더 큰 부담은 매출감소 요인이 큰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수가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최근 미래부와 방통위는 선택약정할인 제도를 현행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약정 기간에 따른 차등을 두지도 않고, 20% 할인율에도 손대지 않기로 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수는 약 570만 명이다. 현 시점 기준으로 약 6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래부가 이달 초 발표한 2월 말 기준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5927만9862명이다. 즉 이동전화 가입자 중 거의 10%에 달하는 사용자들이 20% 선택약정할인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1월 미래부가 공개한 자료. 새로운 단말기를 구매할 때 지원금 대신 요금할인을 선택하는 가입자가 늘고 있다.

또 정부가 지난 1월 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신규 단말기 구매 가입자 1452만2910명 중 지원금 대신 요금할인을 선택하는 소비자 비중은 이통 3사 평균 21.7%를 기록했다.

현재는 10% 수준이지만, 최근 신규 가입자 추세 대로라면, 결국 20%에 가까운 이동전화 사용자들이 선택약정할인을 선택해 요금 할인 혜택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는 곧 이동통신사들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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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관계자는“지난 3월 기준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 가입자 수는 570만 명으로, 현재는 거의 600만 명 수준에 달한다”면서 “지금 추세대로 본다면 이통 3사 전체 가입자 중 20%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실적에서 가입자 당 매출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LTE 가입자 정체보다 선택약정할인 가입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이라면서 “가입자 수가 크게 늘지 않는 한 선택약정할인에 따른 매출 하락은 앞으로도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