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소비 패턴이 데이터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이동통신 3사가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이들 요금제가 모두 붕어빵처럼 비슷비슷해 요금제 경쟁이 정체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들의 데이터 요금제도 이통3사와 닮은꼴이라 알뜰폰을 통한 사용자 혜택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이동통신 3사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300MB부터 30~35GB바이트까지 8~9개 구간으로 나눠져 있다.
이통3사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살펴보면 데이터제공 구간별로 거의 비슷한 요금을 책정했다.
데이터 300MB 제공은 2만9900원(부가세별도)으로 3사가 동일하다. 데이터 2~2.3GB 제공은 3만9900원~4만2000원, 데이터 6~6.6GB 제공은 4만9900원~5만1000원이다. 6만원대 고가 요금제를 사용하면 매일 2GB의 데이터를 추가 제공하고 이후 속도를 제한해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게 한 것도 똑 같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처음 등장한 지난해 5월초만해도 이통 3사의 요금제 경쟁은 치열했다.
KT를 시작으로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연이어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가입자 유치 경쟁이 펼쳐졌다.
SK텔레콤이 5월 중순 전 요금제 구간에서 유무선 음성통화를 무료화하자 나머지 업체들이 따라 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후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 요금제는 큰 변동없이 고착화된 상태다.
이통 3사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이통사를 선택할 때 요금제는 고려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이통시장 경쟁활성화를 위해 등장한 알뜰폰이라고 사정이 다르지는 않다.
빌려쓰는 이통사 회선에 따라 데이터 요금제가 닮은꼴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데이터 2G를 제공하는 에넥스텔레콤의 '알뜰A389요금제(3만2890원)’는 KT399(3만9900원)요금제의 클론이다. 데이터 2.2G를 제공하는 프리텔레콤의 ‘데이터중심42(3만9900원)’요금제는 SK텔레콤의 ‘밴드 데이터42(4만2000원)’요금제 클론이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도매대가 방식 때문에 데이터 요금제를 원하는대로 설계하지 못하고, 이통사가 설계한 요금제에서 가격을 일정 할인할 수 밖에 없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통사에 망을 빌려쓰는 도매대가를 지불해야하는데,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경우엔 이통사와 알뜰폰 사업자가 수익을 나눠가지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저가 요금제에선 알뜰폰이 55, 이통사가 45를 가져가고 중간 요금제에선 50대 50, 고가 요금제에선 알뜰폰 45, 이통사 55로 수익을 나눈다. 여기에 알뜰폰 사업자들은 가입자당 기본료로 5천200원을 이통사에 지불해야 한다.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자들 마진이 많이 남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이통 3사와 비교해 파격적인 가격을 내놓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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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가계통신비 인하를 이끌어 내려면, 이통 3사에 요금제 경쟁을 독려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주력 요금제는 원래 1년이상 기간을 두고 변화하기 때문에 요금 경쟁이 없어졌다고 판단하기 이르다"고 해명하면서 "최근 평균 데이터 이용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정부도 요금인하와 데이터 제공 확대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사업자들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