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료방송 경쟁촉진 전환...'셋톱박스 시장 개방하라'

고가의 렌탈 방식에서 자유롭게 구매토록 '전환'

방송/통신입력 :2016/04/18 11:44

미국 정부가 유료방송 고객들이 케이블TV 셋톱박스를 방송사업자들에 렌탈하지 않고 외부 제조사 제품을 직접 구매 할 수 있게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가 지난 2월 이 같은 계획을 의결한데 이어 백안관이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케이블TV 셋톱박스 시장에 경쟁을 불러일으켜, 연 200달러에 이르는 셋톱박스 렌탈 이외에도 사용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15일 미국 IT전문매체 리코드 등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는 이날 블로그를 통해 FCC가 제안한 ‘셋톱박스 개방 계획(Unlock the Box)에 지지를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FCC는 지난 2월 케이블TV 업체들이 고객들에게 셋톱박스 렌탈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 방안을 제안했다. 또 구글이나 애플 등 어떤 사업자도 셋톱박스를 제작할 수 있고 컴캐스트 같은 유료방송사업자들은 이들 기기를 지원하도록 했다.

미국 당국이 이같은 규제안을 들고 나온 것은 미국 유료방송 가입자들 대부분이 4년 동안, 1000달러가 넘는 셋톱박스 렌탈비용을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다. FCC에 따르면 미국 유료방송가입자들은 셋톱박스 렌탈 비용으로 연 평균 231달러를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제경제회의 제이슨 퍼먼(Jason Furman) 수석부의장은 백악관 홈페이지에 올린 FCC 지지 표명 글을 통해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셋톱박스 렌탈을 강제하는 것은 20세기 중반 AT&A 등 통신사들이 고객들에게 다이얼(로터리식)을 사용하라고 강제했던 것과 비슷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FCC가 집전화 시장에 경쟁의 문을 연 이후 버튼식, 무선, 자동응답 내장 전화기 등이 등장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방정부 기관들이 경쟁을 촉진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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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구글이나 애플 IT기업에 셋톱박스 시장이 개방됨에 따라, 유료방송 채널에서 유튜브 등 인터넷 기반 방송을 바로 시청할 수 있게 되는 등 방송 헤게모니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리코드는 "유료방송 네트워크와 유료방송 채널이 번들로 묶여 있고 고객들은 이 모든 것을 한번에 지불하기 원하기 때문에 셋톱박스 개방정책이 기존 유료방송 산업구조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