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30일 ‘2015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 전문을 공개하자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문제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 SK 측과 KT-LG유플러스 측이 다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날 자료의 핵심은 유료방송 시장을 권역별(지역별)로 획정하는 게 정부 입장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KT-LG유플러스 측은 합병을 허용할 경우 이통시장 지배력이 유료 방송시장까지 전이되는 것은 물론이고 CJ헬로비전 자체로도 유료방송 시장에서도 권역별 경쟁제한성이 크다고 공격하고, SK 측은 경쟁사들이 이미 지난해 발표된 자료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KT, LGU+ “유료방송 시장획정, 지방권역 '판명'”
KT와 LG유플러스는 '2015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에서 SK텔레콤의 이동전화 지배력이 방송시장으로 전이되는 현상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번 평가결과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심사에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에서 SK 진영(SK텔레콤+SK브로드밴드)은 ‘방송+이동전화’ 결합상품 점유율(44.8%)과 전체 방송통신 결합상품 순증가입자 비중(53.9%)에서 1위를 차지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를 근거로 이동전화 지배력이 방송시장에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양사는 정부가 그동안 논란이 됐던 유료방송 시장획정을 전국 단위가 아닌 '방송구역별'로 획정됐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방통위는 이번 보고서에서 국내 유료방송시장을 종합합적으로 검토해본 결과 '방송구역별'로 시장을 획정했다고 밝혔다. KT-LG유플러스는 CJ헬로비전의 사업권역별로 유료방송 점유율을 산정, 이를 합병 심사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에 SK텔레콤은 IPTV와 케이블TV 사업자간 결합인 만큼, 전국단위-전체 유료방송 시장을 획정한 후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방통위는 "네트워크 품질, 디지털 전환 정도, 양방향 서비스 제공 수준, 채널당 요금 등에서 차이가 존재하므로 전국이 동질적인 시장상황이라고 간주하기는 부족하다"고 봤다.
KT와 LG유플러스는 또 “SK텔레콤이 유료방송 시장을 전국 단위로 획정해야 한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공정위, 미래부, 방통위의 이번 인수합병 심사에서 시장 경쟁제한성 여부는 23개 CJ헬로비전 방송구역별로 검토해야 한다는 점이 명확히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양사는 방송시장의 경쟁 활성화를 살필 수 있는 시장집중도 지수(HHI)가 '3413'로 나타나 방송시장의 경쟁활성화 정책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KT “전국단위 시장획정, 왜곡”
SK텔레콤은 그러나 2012년 대비 LG유플러스의 이동전화 포함 결합상품 점유율이 104.7% 증가(2015년 6월 기준)했다는 점을 부각해 시장지배력 전이 주장을 반박했다. KT는 하락했지만, LG유플러스가 자사(32.4%)보다 증감율이 훨씬 크기 때문에 이동전화의 지배력 전이로만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 측은 또 두 경쟁사의 주장과 달리 전체 유료방송 시장에서 ‘방송+이동전화’ 결합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7.5%에 불과하고, 이중 SK 진영의 이동전화 결합상품 비중은 7.8%에 불과 한 만큼, 이같은 근거를 가지고 지배력 전이를 논할 수준이 아니라고 답했다.
SK 측은 유료방송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업자는 여전히 KT(41.8%)이고, KT의 유료방송시장 지배력도 여전하다고 주장했다.
SK 측은 또 전체 유료방송 시장에서 이동전화 결합상품 비중이 이통3사 모두 동반 상승하고 있는 만큼, 특정사업자의 지배력 전이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이와 함께 유료방송 결합상품 시장에서 사업자간 경쟁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2012년 이후 3, 4위 사업자의 점유율이 증가하고 1, 2위 사업자의 점유율이 감소하는 경쟁적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HHI 역시 2012년 대비 2015년 6월 현재 242 감소했고, 케이블TV 점유율 하락은 IPTV 전환에 따른 것으로, 역시 이를 지배력 전이와 결부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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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들이 정부가 유료방송 시장획정을 권역별로 특징지은 것처럼 강조한 것도,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SK텔레콤은 “KT와 LG유플러스가 권역별 시장획정 결정이 된 것처럼 말도 안되는 주장을 자료상에 담았다”면서 “당연히 유료방송 전체를 하나의 시장으로 획정해 따져 보도록 돼 있고, 이와는 별도로 지리적 시장획정도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