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T 전문 매체 리코드는 2008년 3월초 흥미로운 보도를 했다. 셰릴 샌드버그 구글 부사장이 신생 기업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을 것이란 보도였다. 그 무렵 샌드버그는 구글의 광고출판영업을 총괄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보도는 사실로 드러났다. 샌드버그는 그해 3월24일 마침내 페이스북에 첫 출근을 했다. 워싱턴포스트에 합류할 것이란 세간의 소문과 달리 신생 기업 페이스북 2인자로 전격 입사한 것이다.
2001년 역시 신생기업이나 다름없던 구글에 입사한 지 7년만이었다. 구글 입사 당시 샌드버그가 "로켓에 빈 자리가 생겼을 때는 바로 올라타라"는 에릭 슈미트 당시 최고경영자(CEO) 권고에 결심을 굳혔다는 얘기는 두고 두고 회자되고 있다.
■ 샌드버그 "2008년 합류땐 '좋아요' 버튼도 없었다"
신생기업 페이스북에 합류한 지 8년. 샌드버그는 신생기업이던 페이스북을 세계 최고 IT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수완을 보여줬다. 이런 의미 때문이었을까? 저커버그와 샌드버그는 이날 나란히 '입사 8주년'을 기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과연 샌드버그는 페이스북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샌드버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처음 합류할 때는 '좋아요' 버튼도 없을 때였다"면서 "페이스북 이용자는 7천만 명 수준이었고, 근무하고 있는 직원은 550명이었다"고 회고했다. 지금 페이스북 전 세계 이용자 수는 15억 명을 웃돈다.
마크 저커버그와 셰릴 샌드버그는 '젊은 천재'와 '노련한 경영자'의 만남으로 회자된다. 페이스북의 비전을 만든 것은 저커버그이지만 그런 페이스북이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셰릴 샌드버그의 공이 절대적이다.
샌드버그는 "그 때도 마크 저커버그가 이끄는 팀은 세계를 연결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지난 8년은 그 비전을 실현하는 과정이었던 셈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도 샌드버그 입사 8주년을 기념하는 글을 올렸다.
저커버그는 "지난 8년 동안 셰릴은 우리 공동체와 비즈니스, 그리고 문화를 키워내는 데 엄청나게 많은 일을 했다"면서 "그 뿐 아니라 내가 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데도 많은 도움을 줬다"고 적었다. 그는 또 "당신 없이는 세계를 연결하기 위한 우리 여행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감사를 표했다.
■ 저커버그의 비전을 사업으로 연결한건 샌드버그
이런 칭찬은 의례적인 것일까? 아니면 실제로 샌드버그가 엄청난 역할을 했을까?
샌드버그가 합류하던 2008년 당시 페이스북은 유망 스타트업이었다. 하지만 그 무렵 사용자 수가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초기 투자자들이 흥분한 상태였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투자를 했다. 특히 MS는 2억4천만 달러란 거액을 투자했다.
이런 성장세와 달리 수익 기반은 취약했다. 샌드버그는 바로 이 빈 고리를 잘 메워줫다.
셰릴 샌드버그는 페이스북에 들어온 후 마크 저커버그와 함께 페이스북의 광고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는 데 집중하고, 이 작업은 성공을 거둔다. 또 그녀는 분석적인 전략가지만 직원 관리는 잘 하지 못하는 저커버그를 대신에 페이스북 살림을 챙기며 종횡 무진 활약하고 있다.
미국 IT 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셰릴 샌드버그 COO 합류 이후 페이스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지표로 보여주는 기사를 게재했다.
매출은 8년 동안 약 65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은 더 놀랍다. 샌드버그 합류 당시 페이스북은 5천6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해엔 37억 달러 흑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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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기업공개와 다양한 형식의 마케팅 시도 역시 셰를 샌드버그를 빼놓곤 얘기하기 힘들다. 현재는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은 3천200억 달러로 애플, 구글, MS에 이어 IT기업 중 네 번째다.
물론 이런 성과를 오롯이 셰릴 샌드버그의 공으로 돌리는 건 성급한 처사다. 하지만 저커버그의 열정과 현명함을 실제 비즈니스로 전환하는데 샌드버그가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