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타사PC 환경을 크롬OS처럼 쓸 수 있게 만드는 도구 하나를 포기했다. 윈도, 맥, 리눅스용 '크롬 앱 론처(Chrome App Launcher)'를 없애기로 한 것.
오는 7월 이후부터 PC 사용자들은 더 이상 크롬 앱 론처를 사용할 수 없다. 다만 구글의 크롬OS 환경에서는 해당 기능이 유지된다.
구글은 지난 22일 크로미엄 블로그를 통해 PC용 크롬 앱 론처를 제거하고 크롬OS용 크롬 앱 론처 기능은 지속될 것이라 밝혔다. 크롬 앱 론처가 없더라도 여전히 PC용 크롬에서 북마크 메뉴나 주소창을 통해 크롬 앱을 실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참조링크: Retiring the Chrome app launcher]
크롬 앱 론처는 3년전 등장했다. 사용자가 브라우저를 실행하는 과정 없이 '크롬 앱(Chrome App)'을 바로 켤 수 있게 해 주는 도구다. 크롬 앱은 '크롬 웹 스토어(Chrome Web Store)'라는 구글 장터에 등록된 크롬 브라우저 전용 웹 애플리케이션을 가리킨다.
PC에 크롬 앱 론처를 설치하면 윈도에서는 '시작 메뉴', OS X 환경에서는 '독' 영역을 통해 크롬 앱을 바로 띄울 수 있게 된다. 즉 이 기능은 오프라인에서 쓸 수 있는 크롬 앱을, 일반 윈도나 맥용 데스크톱 앱처럼 쓸 수 있게 해 주는 것이었다.
구글 엔지니어링 디렉터 Marc Pawliger는 "앱 론처는 크롬 앱을 브라우저 외부에서 쉽게 열 수 있도록 만들어 주지만, 우리는 사용자들이 별도의 앱 론처보다는 브라우저 안에서 실행하는 걸 선호한다는 점을 파악했다"고 이런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크롬 앱 론처는 겉에 크롬 브라우저를 씌운 구글의 자체 운영체제(OS), 크롬OS에만 남게 됐다. 크롬OS는 리눅스 기반이지만 일반 설치형 앱이 아니라 크롬 앱과 온라인 연결을 전제하는 웹앱만 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미국 지디넷은 23일(현지시각) "앱 론처 제거는 이 회사가 크롬 브라우저를 (기능적으로) 깔끔하게 만들기 위한 전반적 노력의 일환"이라며 "지난해말 구글은 크롬의 알림 센터 기능을 빼버렸는데 그 역시 브라우저 기능을 정비하는 성격으로 비쳤다"고 평했다.
[☞참조링크: Google to kill off Chrome app launcher for Windows, Mac and Linux by July]
크롬 앱 론처는 PC 브라우저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크롬 브라우저와 그에 비해 대중적이지 않은 크롬OS라는 PC용 OS, 두 환경의 차이를 줄이는 기능 중 하나였다. 구글 입장에선 크롬 브라우저를 '크롬OS스럽게' 쓰게 하는 기능을 제공해 잠재적 크롬OS 시장 확보로 유도할 수도 있었을 듯하다.
하지만 구글은 앱 론처를 포기함으로써 이런 전략에 기대가 없음을 시사했다. 향후 크롬OS와 크롬 브라우저간 이질성은 더 늘어날 여지가 많다. 얼마간 동질적인 것처럼 인식됐던 두 소프트웨어의 운명도 제각각이 될 수 있다. 크롬OS가 독립적인 제품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크롬OS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관측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업계엔 구글이 안드로이드와 크롬OS를 통합하는 형태로 크롬OS를 없앨 수 있다는 예상이 많았다. 작년 10월말 월스트리트저널의 익명 소식통 보도는 그게 빠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부터 벌어질 일이라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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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당시 구글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회사측이 실제로 그간 안드로이드를 크롬OS와 통합하기도 했고 크롬OS에 안드로이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는 전략도 병행해 왔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크롬OS를 없앨 계획은 없다고 공언했다. 이런 입장에 대해서도 업계는 "크롬OS 기반 PC 제품들의 기술지원 시한 이후에 대한 기약은 없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관련기사: 구글 "크롬OS 안 없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