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부분변경? 확 바뀐 아빠車 '신형 캡티바'

얼굴 바꾸고 유로6 충족...주행성능·정숙성 만족

카테크입력 :2016/03/22 09:30    수정: 2016/03/22 09:36

정기수 기자

(경기 양평=정기수기자)한국GM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쉐보레 캡티바가 5년 만에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로 돌아왔다. '신형 캡티바'는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디자인은 물론 성능까지 완전히 다른 차가 됐다.

한국GM은 신형 캡티바를 올 연말까지 7천500대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1분기가 지난 후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가는 점을 감안한 목표다. 캡티바는 2014년 9천370대, 지난해에는 8천511대가 팔렸다.

한국GM은 신형 캡티바를 필두로 신형 말리부, 전기차 볼트 등 7개 신차 출시를 통해 올해 내수시장에서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난 19만1천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올해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182만여대)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한국GM의 올해 판매량이 19만대를 넘어설 경우 내수 점유율 10%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GM이 지난 2007년(10.3%) 이후 한 번도 도달하지 못했던 두 자릿수 점유율 달성의 첨병 역할을 신형 캡티바가 맡은 셈이다.

신형 캡티바 주행 모습(사진=한국GM)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 겸 CEO는 "캡티바가 속한 국내 C세그먼트 SUV는 전체 시장의 17%를 차지하는 가장 큰 시장"이라며 "새로운 얼굴과 더 강력한 심장을 갖고 돌아온 신형 캡티바는 SUV를 선호하는 30~40대 남성 고객들에게 강력하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형 캡티바의 시승은 경기도 양평 봄파머스 가든을 출발해 청평 일대를 거쳐 서울 도곡동까지 달리는 86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우선 얼굴이 확 달라졌다. 차량의 인상을 결정짓는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은 기존 모델보다 상단은 줄인 반면 하단 크기를 대폭 키워 강렬한 남성미를 더했다. '와이드 앤드 로우'라고 명명되는 차세대 쉐보레 제품 디자인 컨셉트가 적용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헤드램프에는 LED 주간주행등을 추가하고 범퍼에는 크롬 장식이 새로 적용됐다.

신형 캡티바에 적용된 내비게이션(사진=지디넷코리아)

문을 열고 들어서자 7인치 고해상도 정전식 터치스크린이 눈에 들어온다. 스마트폰과 같은 아이콘 배열로 편의성을 높였다. 동급 최초로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마이링크가 전 트림에 적용돼 전화, 문자, 음악, 팟캐스트 등 다양한 컨텐츠를 차량 내에서 즐길 수 있다. 내비게이션과 후방카메라도 지원한다.

뒷좌석 공간 역시 넉넉하다. 신형 캡티바의 휠베이스(축거)는 2천705mm다. 경쟁 차종인 현대차 싼타페(2천700mm)와 비슷하고 기아차 쏘렌토(2천780mm)보다는 조금 짧다.

3열 시트는 승차 목적보다는 접어서 적재 공간을 늘리는 것이 나을 듯 싶다. 좌석 공간이 성인이 앉기에는 넉넉하지 않다. 캡티바의 2열과 3열은 모두 분할 폴딩이 가능하다. 2·3열을 모두 접을 경우 최대 1천577리터의 화물을 실을 수 있는 광활한 트렁크 공간이 확보된다.

운전대 우측에 위치한 시동버튼도 눈길을 끈다. 일반적으로 누르는 형태가 아닌 마치 자동차 키가 꽂혀 있는 듯한 모양이다. 돌출된 부분을 돌리면 시동이 걸린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약 2톤에 달하는 몸무게에도 부드럽게 나아간다. 디젤 엔진을 얹은 SUV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실내도 정숙하다. 디젤 SUV를 탈 때마다 거슬리던 진동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유럽에서 'Whisper Diesel(속삭이는 디젤)'이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NVH(소음·진동)'를 잘 잡았다.

가속 페달에 힘을 주자 강력한 엔진의 힘이 느껴졌다 .가속도 빠르게 진행돼 시속 150㎞까지 손쉽게 치고 올라갔다. 캡티바에는 최고출력 170마력에 최대 토크 40.8㎏·m의 힘을 발휘하는 2리터 CDTi(Common-rail Diesel Turbo Injection)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여기에 차세대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는 기어비를 최적화해 부드러운 가속을 제공한다. 운전자 의도에 따라 높은 토크와 가속 응답성을 제공하는 스포츠 모드도 지원한다.

신형 캡티바 엔진룸(사진=지디넷코리아)

기존 유압식에서 R-EPS(전자식 파워 스티어링)로 변경된 스티어링휠의 섬세한 핸들링도 만족스럽다. 와인딩 구간에서 후미 반응이 다소 늦다는 느낌은 있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차체를 유지했다.

고속 주행에서도 실내 정숙성은 만족스럽다. 이날 시승 내내 바람이 적지 않게 불었지만 동승자와 대화하는 데 크게 문제가 없었다. 이 차에는 밸런스 샤프트 기어 코팅, 어쿠스틱 커버, 밸런스 샤프트 모듈 적용 등 다양한 진동 소음 억제 기술이 적용됐다.

이날 시승 후 연비는 리터당 11.0km를 기록했다. 신형 캡티바의 복합 연비는 11.8km/L다. 과속과 급제동을 거듭하며 RPM의 피로도가 높은 시승의 특성을 감안하면 납득할 만한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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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캡티바의 판매 가격은 2천809만~3천295만원이다. 기존 모델 대비 100~200여만원 올랐다. 경쟁 모델로 지목되는 싼타페(2천765만~3천630만원), 쏘렌토(2천714만~3천573만원) 대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엔트리 트림은 경쟁 모델보다 다소 높거나 비슷한 수준이지만 상위 트림으로 갈수록 저렴해진다.

주말에 밀린 잠을 뒤로 하고 가족과 야외활동을 즐기려는 착한 아빠들의 구매 희망 리스트에 추천하고픈 모델이다.

신형 캡티바 실내(사진=지디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