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농업용 전기차 배터리 사업 진출 모색

국내 중소 전기차 업체 형제파트너에 협업 제안

홈&모바일입력 :2016/03/21 16:20    수정: 2016/03/21 16:50

삼성SDI가 농업용 전기차 배터리 사업 분야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경상북도 구미산업단지에 위치한 농업용 전기차 제작업체 형제파트너는 18일 삼성SDI가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 현장에서 배터리 탑재 관련 협업 제안을 해왔다고 밝혔다.

김정완 형제파트너 대표는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는 그동안 골프장 전동카트 등에 주로 사용되어 왔지만 농업용 전기차에 탑재된 경우는 없었다”며 “국내 최초로 형제파트너의 농업용 전기차에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국내 농업용 전기차 등은 납산 방식의 배터리를 사용해왔다. 가격이 저렴한 것이 장점이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폭발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김 대표는 “완성차에 흔히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우, 그동안 가격이 매우 비싸 탑재 자체가 어려웠다”며 “하지만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격이 많이 내려간 상태”라고 밝혔다.

형제파트너는 올해 국제전기차엑스포 현장에서 자체 생산 모델 ‘아그레브(AGREV)’를 공개했다. 고성능 전자브레이크와 4륜 유압방식이 적용돼 불규칙한 노면 위에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자체 특허출원한 전자브레이크로 경사진 곳에서의 전복위험을 줄일 수 있으며 차량이 늪지에 빠졌을 때는 특정 바퀴의 회전방향을 달리하거나 구동을 정지시키는 ‘차동제어 잠금기능’으로 쉽게 견인해 낼 수 있다. 차 바닥과 차 벽 등은 탄소섬유로 처리해 몸에 해롭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형제파트너 아그레브 차량 특징을 설명한 개념도 (자료=형제파트너)

아그레브는 농촌진흥청 산하 농업실용화재단에서 농기계 형식승인을 받았다. 이 때문에 면허증 없이도 차량을 운전할 수 있다. 일반 가정용 220V 전기로 충전이 가능하며, 한번 충전으로 최대 4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삼성SDI의 배터리의 탑재가 확정되면 향후 충전시간과 주행거리가 늘어날 수 있다는게 형제파트너 측 설명이다.

삼성SDI도 농업용 전기차 시장의 미래를 높게 보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농업용 전기차, 골프장용 전동 카트 등을 비(非) IT 시장으로 보고 있다”며 “기존 전기차 시장처럼 비 IT 시장을 중요 사업 분야로 분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형제파트너와의 협업 계획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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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설립된 형제파트너는 2014년 초부터 농업용 전기차 국산 양산모델 제작을 시작했다. 같은해 7월에는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하고 지난해 4월에는 300kg급 국내 최초 농업전동운반차 검증절차를 끝냈다.

김정완 대표는 지난 19일 개막한 국제전기차엑스포 ‘EV PR쇼’에 참석해 자사 제품의 특징과 향후 계획 등을 전했다. 그는 “앞으로 고가의 고속전기차가 아닌 특장 전기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양한 친환경 운반수단 자동차 개발과 생산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아그레브는 18일 개막한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에 전시됐다. 사진 오른쪽은 김정완 형제파트너 대표 (사진=형제파트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