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민, 韓 아웃도어 웨어러블 '공략'

GPS 강점 살려 캠핑·골프·철인3종 등 '특화'

홈&모바일입력 :2016/03/05 10:21    수정: 2016/03/09 11:08

정현정 기자

미국 GPS 장비업체 가민이 소프트뱅크의 국내 자회사 SBCK와 총판 계약을 맺고 국내 웨어러블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현재 200만대 정도로 추산되는 국내 웨어러블 시장에 지형변화가 예고된다. 국내 웨어러블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LG전자, 애플, 샤오미, 핏빗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가민측은 "우리는 샤오미 미밴드와 경쟁하지 않는다"며 골프, 사이클, 캠핑 등 아웃도어 활동에 특화된 하이엔드 스마트워치 라인업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토니 안 가민 APAC 이사는 3일 국내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한국 시장에 진출한지는 15년 정도가 됐지만 그동안 싸이클 컴퓨터, 아웃도어 부문 정부 프로젝트, 군용 GPS, 지리정보시스템(GIS) 분야에만 집중해 왔다"면서 "하지만 한국은 큰 웨어러블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고 특히 런닝, 골프, 아웃도어 시장에서 잠재적인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1989년 설립된 가민은 GPS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다. 특히 GPS를 기반으로 한 웨어러블 시장에서도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핏빗, 샤오미, 애플에 이어 4위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 스마트워치 시장에서는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국내에는 공식적인 유통점이 없어 주로 해외 직구를 통해 가민 스마트워치를 구입하는 실정이었다. 대신 주로 자전거 속도계가 사이클 동호회 등에서 마니아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인지도를 넓혀왔다.

가민이 한국 시장에 우선 출시하는 제품은 피트니스 밴드인 '비보핏', 런닝에 특화된 '포러너15', 골프워치 '어프로치S6', 아웃도어용 스마트워치 '피닉스3', '피닉스3 사파이어', '피닉스3 사파이어 로즈골드' 등 6종이다. 제품 가격은 비보핏 19만9천원, 어프로치S6 44만원, 피닉스3 62만9천원, 피닉스3 사파이어 76만9천원, 피닉스3 사파이어 로즈골드 99만9천원 으로 대부분 고가제품들이다. 샤오미 미밴드 등 저가 제품과 경쟁하는 대신 장기적으로 하이엔드 시장에서 브랜드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첫 해 판매목표는 1만대로 잡았다.

특히 글로벌 베스트셀러인 피닉스 시리즈가 한국 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피닉스3 시리즈는 ▲사파이어 티타늄 ▲사파이어 로즈골드 ▲사파이어 ▲그레이 등 네 가지 모델로 구성됐다. 가민은 사파이어와 사파이어 로즈골드를 선출시한데 이어 사파이어 티타늄도 이달 중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출시에 앞서 지난해 말부터 테스트 마케팅을 진행한 결과, 사파이어 모델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가민이 국내에 출시하는 아웃도어 스마트워치 제품군 (사진=SBCK)

피닉스 시리즈는 철저하게 아웃도어 사용자들에게 초점을 맞춘 제품으로 터치스크린을 지원하지 않는 대신 좌우에 위치한 버튼으로만 기계식 조작이 가능하다. 전문 아웃도어 사용자들이 의도치 않은 터치로 사용환경이 변할 우려가 있어 터치 기능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골프워치인 어프로치 S6는 전세계 4만개 이상의 골프코스를 내장하고 있다. 맵 업데이트는 계속 무료로 진행된다. 비보핏은 스마트밴드 형태의 제품으로 특히 하루나 이틀이 지나면 충전을 해줘야하는 경쟁 제품과 달리 1년 가는 배터리 수명이 특장점이다.

토니 안 총괄이사는 "지금까지 많은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해봤지만 피닉스3와 동일한 크기의 제품 중에서 이보다 가볍고 착용감이 좋은 제품을 보지 못했다"면서 "한국에 출시된 웨어러블 기기 중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를 위한 제품은 피닉스가 유일한 만큼 애플워치, 핏빗, 기어, LG 어베인 등 다른 경쟁 제품이 지원하는 기능을 기본적으로 제공하면서 확실한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SBCK는 1차적으로 온라인 채널로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을 중심으로 가민 스마트워치를 판매하고 이후 전국 면세점, 오프라인 유통채널 진입을 단계적으로 시도할 계획이다. 특히 마진율을 크게 낮추면서 한국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 보다 싼 가격에 가민 스마트워치를 구입할 수 있도록 승부수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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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사후서비스(AS) 정책이 한국 소비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미지수다. SBCK는 기본적으로 1년 보증기간 동안 기기 결함이 발생할 경우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고 보증 기간이 끝난 제품에 대해서는 김포 물류센터를 통해 대만 본사로 보내 제품 수리를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별도로 국내 서비스 센터는 운영하지 않는다. 대략 한 달 동안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 기간 동안에는 대여 제품을 제공해 소비자 불편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SBCK 관계자는 "웨어러블 기기의 특성상 분해 조립을 하는 수리 방식에 대해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여 기본적으로 교환 프로그램을 적용하기로 했다"면서 "부득이 하게 기기 결함이 발생할 경우, 1년 보증기간 내에 무료로 제품을 교체할 수 있도록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