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헬로비전 마지막 공청회...정부 의중은 여전히 '안개속'

발제 맡은 KISDI, 찬반 쟁점만 단순 나열

방송/통신입력 :2016/02/24 16:49    수정: 2016/02/24 17:09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두고 국민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마지막 공청회가 2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렸다. 그러나 이날 발제를 맡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SKT-CJ헬로비전 M&A 관련 주요 쟁점’을 주제로 쟁점별로 찬반의견을 기계적으로 설명하는데 그쳐, 합병 인가 심사기관인 정부의 의중은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4일 서울 양재 더케이호텔에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공청회를 가졌다.

이날 공청회에서 정부를 대표해 발제를 맡은 정보통신청책연구원 여재현 통신실장과 이종원 방송제도그룹장은 각각 이번 기업결합이 방송통신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과 방송의 공익성 및 유료방송 발전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쟁점별로 찬반 양측의 의견을 소개했다.

당초, 이날 공청회는 SK텔레콤-CJ헬로비전 기업결합과 관련해 정부의 심중을 확인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컸다. 따라서 발제를 맡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발제 내용이 주요 쟁점중에 어느 쪽에 방점을 맞추는지가 초미의 관심사 였다.

그러나 결국 정부의 연구용역을 받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도 합병과 관련한 찬반 이슈를 나열하는데 그쳐, 기대와는 달리 다소 맥빠진 공청회가 됐다. 최종 의견 수렴 절차인 공청회가 마무리됨에 따라, SK텔레콤-CJ헬로비전간 인수 합병과 관련한 결정은 최종적으로 정부의 몫으로 넘겨졌다.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 공청회

■방송통신시장 경쟁에 미치는 쟁점은?

여재현 실장은 합병 심사 과정에서는 "'전기통신사업법'에 근거해 재정 및 기술적 능력과, 사업 운용능력, 정보통신자원관리의 적정성, 기간통신사업 경쟁에 미치는 영향 등 5가지 사항을 종합적으로 심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심사항목중에 ▲이동통신 소매 시장 ▲이동통신 도매 시장 및 알뜰폰 시장 ▲초고속 인터넷 시장 ▲유료방송 시장 ▲결합상품에 의한 시장지배력 강화 등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쟁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합병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모든 CJ헬로비전 가입자를 포함해도 SK텔레콤의 점유율이 미미하게 증가하는 것에 불과해 시장지배력에는 영향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반대 측에서는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지배력이 유료방송 시장으로 전이 돼 통신정책의 근간을 무력화시킬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동통신 도매 및 알뜰폰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찬성 진영에서는 CJ헬로비전 가입자 중 KT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가입자를 흡수할 것이라는 우려는 위약금 등 복잡한 이슈와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합병 반대 측은 SKT 계열 알뜰폰 점유율이 확대됨에 따라 대응력이 저하돼 경쟁제한성이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시장도 이미 시장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합병으로 인한 변화가 미미할 것이라는 주장과 유료방송 가입자에 초고속인터넷을 끼워팔기하는 방식으로 점유율을 확대해 경쟁을 제한할 것이란 주장이 팽팽이 맞서고 있다.

유료방송 부문에서도 합병 기업이 1위 사업자인 KT를 견제해 시장 경쟁이 더욱 활성화 될 것이란 주장과 지역 사업자 감소화 시장집중화로 사업자간 경쟁이 위축될 가능이 크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결합상품 시장지배력 강화 문제에서도 시각이 엇갈렸다. 찬성 진영에서는 경쟁사가 결합상품에 대한 충분한 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어 이번 인수합병으로 결합상품을 통한 시장지배력 강화는 없을 것이며, 오히려 요금인하 경쟁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반대 측에선 SKT에 초과 이윤이 쏠려 경쟁사보다 더 적극적인 결합할인이 가능해 이통시장에서 지배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통시장의 지배력이 초고속인터넷, 유료방송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다.

이용자 보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찬성 측에서는 SKT가 요금인가 대상 사업자이며, 경쟁사업자의 대응능력이 충분해 요금 인상 가능성이 낮고 오히려 결합상품 중심으로 요금인하 경쟁을 촉진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케이블TV망을 기가급으로 업그레이드하고 IPTV망도 고도화해 통신품질 서비스가 개선될 것이란 평가다. 반면, 반대 측은 이동시장 및 결합상품을 통해 SK군의 지배력이 강화되면 경쟁이 제한돼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송의 공익성 및 유료방송에 미치는 영향은?

이종원 방송제도그룹장은 방송의 공익성 및 유료방송 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했다.

찬성 진영에서는 현재 SO가 운영하는 지역채널이 유명무실화된 상태이므로, 지역채널 운영에 대한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SO가 운영하는 지역채널의 경우, 지역보도 기능이 있지만 시청률이 미미해 여론형성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고, 선거방송도 관련 법에 따라 규제를 받고 있어 공정성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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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반대 진영에서는 인수합병에 따라, SO가 갖는 방송의 지역성을 상실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또 대기업이 지역채널의 보도기능을 수행하면 공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방송산업 발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찬성측은 건전한 국내 자본 투입을 통해 케이블 방송 품질 개선, 소비자 복지후생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반면에 반대진영에서는 합병 후 가입자를 IPTV로 전환시키기 위해 SO에 대한 투자와 인력을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