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50% 공방…SKT-헬로비전 M&A 변수

공정위, 경쟁제한성 심사 초미 '관심'

방송/통신입력 :2016/01/22 09:14    수정: 2016/01/22 09:18

김태진, 백봉삼 기자

“결국 시장점유율 50%에 대한 정무적 판단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니겠느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놓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경쟁제한성 심사를 담당할 공정거래위원회의 정책적 판단이 어떻게 나올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특히 합병 이후 시장점유율 변화에 대해 공정위를 비롯한 합병인가 심사 기관들이 어떤 전망을 내릴지가 핵심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경쟁사인 LG유플러스가 기업결합 시 가격인상 가능성을 나타내는 가격인상압력지수(GUPPI)를 공개하며 합병 불가를 주장하고, 이에 맞서 SK텔레콤이 즉각 공개 반박에 나선 것도, 시장점유율 변화 예측 결과가 합병 인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가심사를 최종 결정해야 하는 미래창조과학부나 미디어 기업간 합병에 입장을 전달해야 하는 방송통신위원회도 사전협의 대상인 공정거래위원회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당사자인 업체들이나 합병 인가 심사 기관 모두 공정위의 시장획정 결과와 이를 토대로 한 경쟁제한성 판단 여부를 이번 인수합병의 최대 변수로 꼽고 있는 것이다.

공정위

따라서 합병 인수 기관의 심사업무가 본격화 중인 가운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해 당사자간 합병 후 시장점유율 변화와 관련한 공방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합병은 반대하고 있는 LG유플러스는 과거 공정위가 시력교정용 안경렌즈 1위 업체인 애실로가 2위 업체인 대명광학의 기업결합을 불허한 사례를 인용하면서, 자체 조사한 GUPPI 결과를 공정위에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합병할 경우, 이동통신 시장점유율이 이동통신은 지난 2015년 49.6%에서 54.8%로 상승하고 방송결합상품은 44.9→70.3%, 초고속인터넷은 25.1→40.0%로 각각 상승할 것이라고 산출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가 막연한 가정을 근거로, 발목을 잡고 있다고 즉각 반박했다. LG유플러스가 이통 시장의 점유율이 54.8%, 방송결합상품이 최대 70.4%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LG유플러스가 합병 반대를 목적으로 꿰어맞춘 비현실적인 가정의 결과라는 것이다.

윤용철 SK텔레콤 전무는 “CJ헬로비전의 KT망 알뜰폰 가입자를 흡수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가입자의 동의가 필요하고 단말과 유심칩 교환, 위약금 등 막대한 비용 이슈가 있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방송결합상품 역시 CJ헬로비전 가입자가 모두 SK텔레콤 이동전화를 선택한다는 비현실적 가정의 결과이고, 오히려 최근 3년간 이동전화와 유료방송 결합상품 가입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사업자는 LG유플러스”라고 지적했다.

결국, 합병 이후의 시장점유율 변화, 이를 바탕으로 한 경쟁제한성 판단여부는 공정위에 넘겨졌다. 특히 공정위는 SK텔레콤, CJ헬로비전 합병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점을 의식해 절처히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결합심사에 대해서는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언급하기가 곤란하다”면서 “LG유플러스의 GUPPI 지수 조사 결과 제출 여부도 확인해주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경쟁제한성 여부만 판단하고 이 결과에 따라 승인이나 불허, 인가조건을 붙인다”며 “미래부 역시 관련법에 따라 경쟁제한 여부와 공익성 심사 등을 하게 돼 있고 특별히 이번 인수합병 건에 공정위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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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 관계자도 “SK텔레콤의 인가 여부에 있어서 경쟁제한성 판단 여부도 중요하지만, 유료방송시장에 대한 정책 결정, 방송에 있어서 향후 공익성, 공공성 부분을 어떻게 볼 것인가도 중요하다”며 “모든 사항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가 아무 것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가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은 미래부의 몫인데도 LG유플러스가 향후 50%가 넘는 점유율로 시장독점을 언급하며 공정위에 호소하고 있는 것은 경쟁제한성 만큼은 공정위에 기대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