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노키아, 특허료 공방 '산넘어 산'

일부 타결불구 추가 공방 여지많아…소송 갈 수도

홈&모바일입력 :2016/02/02 15:21    수정: 2016/02/02 15:31

삼성이 지난 2013년말 특허 라이선스 협약을 체결한 노키아에 연간 2억 유로(2천634억원) 가량의 추가 특허료를 물게 됐다.

노키아는 1일(현지 시각) 국제상업회의소 부설 국제중재법원에서 계속해 왔던 삼성과의 특허료 분쟁 일부가 마무리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분쟁 타결로 노키아 테크놀로지스의 4분기 순익이 4억 유로(5천268억원)로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를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스웨덴 노디어 은행의 새미 사카미에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결정으로 삼성이 노키아에 지불해야 할 특허료는 연간 2억 유로(약 2천634억원) 가량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핀란드에 있는 노키아 본사 건물. (사진=씨넷)

■ "2013년 라이선스 때 표준특허만 포함"

언뜻 보면 잘 이해가 안 되는 소식이다. 잘 아는 것처럼 삼성과 노키아는 지난 2013년 11월 기존 특허 라이선스 협약을 5년 더 연장했다. 이 협약은 2014년 1월1일부터 2018년 말까지 적용된다.

상식적으로 봐도 라이선스 협약을 체결한 노키아와 삼성이 특허 분쟁을 벌였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 부분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삼성과 노키아 간의 ‘특허 라이선스 협약’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허 전문 사이트 포스페이턴츠가 이 부분을 잘 지적했다.

포스페이턴츠에 따르면 삼성과 노키아는 지난 2013년 무선 필수 표준특허에 한해 라이선스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두 회사는 나머지 특허권에 대해선 추가로 협상을 하기로 했다.

라지브 수리 노키아 CEO. (사진=지디넷)

이번에 국제중재법원이 결정을 내려준 것은 2013년 라이선스 협약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 특허권 사용료다.

특히 노키아 측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이번에 결정된 금액은 2018년까지 노키아 테크놀로지스의 일부 특허권과 관련된 것이다”면서 “앞으로 삼성과 다른 특허권 관련 협상도 계속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노키아는 또 이번에 타결된 특허료와 앞으로 계속될 협상을 통해 2018년까지 3년 동안 총 13억 유로(약 1조7천122억원) 가량의 로열티를 추가로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노키아는 추가 협상까지 포함해서 연간 4억 유로 이상의 로열티를 기대하고 있다는 얘기다.

■ 노키아, 추가 협상 통해 연간 2억 유로 더 받아낼 계획인듯

이 부분을 사카미에스 애널리스트 분석과 연결해서 살펴보면 노키아가 추가 협상에서 어느 정도 수준을 기대하는 지 알 수 있다.

사카미에스 애널리스트는 노키아가 국재중재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연간 2억 유로를 받게 됐다고 추산했다. 두 수치가 정확하다면 노키아는 앞으로 삼성과의 추가 협상을 통해 연간 2억 유로 가량을 더 받아내길 원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양측이 과연 그 정도 수준에서 만족할 것이냐는 부분이다.

노키아. (사진=씨넷)

당장 국제중재법원의 이번 결정에 노키아 투자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삼성과의 특허료 협상이 일부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헬싱키 증시에서 노키아 주가는 11% 가량 떨어진 것. 순식간에 노키아 시가 총액 40억 유로가 허공으로 사라져버렸다.실제로 사카미에스 애널리스트는 노키아가 법원 중재를 통해 연간 2억5천만 유로 가량은 받아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삼성 역시 추가로 진행될 협상에서 쉽게 물러서지 않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특히 주주들의 압박에 시달린 노키아가 강하게 나올 경우 삼성 그냥 양보하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선 삼성과 노키아의 공방이 특허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그럴 경우 ‘특허 라이선스 협약’을 체결한 두 회사가 법정 공방을 벌이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

■ 노키아, 장비 사업과 특허 부문만 남아

노키아의 상황은 현재 좀 복잡한 편이다. 한 때 휴대폰 최강으로 군림했던 노키아는 스마트폰 시대 개막과 함께 몰락의 길로 걸었다. '불타는 플랫폼'이란 처절한 고백까지 나올 정도였다.

결국 노키아는 지난 2013년 9월 모바일 사업 부문을 마이크로소프트(MS)에 넘겼다. 당시 매각 대금은 75억 달러였다.

노키아 히어 맵 서비스. 지난 해 8월 독일 자동차 3사에 매각됐다. (사진=씨넷)

이후 노키아는 노키아는 네트워크와 지도부문, 그리고 테크놀로지스 등 세 개 사업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지도 사업 부문도 지난 해 8월 아우디, BMW, 다임러 등 독일 자동차 빅3에 넘겼다. 노키아는 지도사업 매각을 통해 28억 유로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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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사업은 노키아 네트워크 부문과 테크놀로지스 등 두 개였다. 이 중 장비사업 부문인 네트워크는 지난 해 4월 또 다른 장비업체 알카텔 루슨트를 156억 유로(약 18조원)에 전격 인수했다.

또 다른 사업 부문인 노키아 테크놀로지스는 1만 여개를 웃도는 특허 라이선스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에 삼성과 특허료 협약을 통해 추가 수입을 올리게 된 것도 노키아 테크놀로지스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