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신형 K7'의 출시로 준대형세단 시장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준대형세단 판매량은 18만5천768대로 전체 승용차 중 판매 비중이 14%에 달했다. 준중형(18만5천274대) 판매량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여기에 저유가 호재와 지난해부터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대거 탑재한 각사의 준대형 신차 공개가 줄을 잇고 있어 올해도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치열해지고 있는 준대형 세단 2위 쟁탈전도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 한국GM '임팔라'가 출시되면서 K7이 지켜왔던 시장 2위 강자의 자리는 매달 순위가 뒤바뀌는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아차는 26일 7년 만에 2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인 신형 K7을 선보였다. 신형 K7은 내·외관 디자인은 물론 파워트레인 변경에 이르기까지 기존 모델에 비해 큰 폭으로 변화됐다.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은 이전 세대보다 더 날렵해졌고 굴곡진 음각 형태를 새로 채용했다. 특히 헤드램프와 리어램프에 동일하게 적용된 'Z'자 형상의 LED(발광다이오드) 주간주행등이 눈에 띈다. 리어 범퍼와 휠하우스도 기존 모델보다 볼륨감이 더해졌다.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은 "신형 K7은 기아차의 앞선 기술력과 남다른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감성적 역량, 풍부한 상상력이 응집된 결정체"라며 "차별화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한 차원 높은 주행성능, 안전성을 바탕으로 준대형 세단의 새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파워트레인은 3.0·2.4 가솔린, 2.2 디젤, 3.0 LPI로 운영된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올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기존 주력인 3.0ℓ 가솔린이 빠지고, 2.2ℓ 디젤이 추가됐다. 3.3ℓ 가솔린과 2.2ℓ 디젤에는 기아차 전륜구동 모델 최초로 전륜구동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고속도로 자동 감속 기능이 추가된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후측방 충돌회피 지원시스템, 차선이탈 경보시스템, 헤드업 디스플레이, 휴대폰 무선충전시스템, 하이빔 어시스트, 운전자세 메모리시트 등 다양한 안전·편의사양이 제공된다. 신형 K7의 가격은 3천90만~3천920만원이다.
일단 초반 분위기는 탔다. 신형 K7은 사전계약을 시작한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약 2주간 7천500대의 계약대수를 기록했다. 기아차는 신형 K7의 해외시장 경쟁차종으로 토요타 아발론과 렉서스 ES350을 지목했다. 국내시장에서는 한국GM의 임팔라를 꼽았다.
■신형 K7과 임팔라, 선택은?
경쟁 차종인 임팔라 역시 준대형 차급을 뛰어넘는 디자인이 장점이다. 특히 임팔라의 전장은 5천110mm로 동급 최대 사이즈다. 국산 경쟁 준대형 세단들에 비해 100mm 이상 길다. 신형 K7의 전장은 4천970mm로 기존 모델과 같다. 임팔라보다는 140mm 짧다.
다만 실내공간을 좌우하는 척도가 되는 휠베이스(축거)는 신형 K7이 2천855mm로 임팔라(2천835mm)보다 20mm 길다. 전폭은 신형 K7이 1천870mm로 임팔라(1천855mm)보다 넓다.
연비는 신형 K7의 우위다. 단순 비교는 힘들지만 신형 K7 2.4 가솔린 모델의 복합연비는 11.1km/ℓ다. 임팔라 2.5 가솔린은 10.5km/ℓ다. 3.3 가솔린 모델의 경우 10.0km/ℓ다. 임팔라 3.6 가솔린은 9.2km/ℓ다.
성능도 배기량이 달라 수치상으로 비교 우위를 따지기는 힘들다. 신형 K7 3.3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35.0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임팔라 3.6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309마력, 최대 토크 36.5㎏·m의 힘을 지녔다. 신형 K7 2.4 가솔린 모델은 190마력, 최대토크 24.6kg·m의 힘을 발휘한다. 임팔라 2.5 모델은 최고출력 199마력, 최대 토크 26.0kg·m다. 신형 K7에 있는 디젤과 LPI 모델은 임팔라에 없어 비교가 불가능하다.
임팔라의 가격은 3천409만~4천191만원이다. 옵션 등을 감안하지 않고 단순 비교하면 신형 K7의 경쟁력이 높다.
임팔라는 최근 물량난이 해소되면서 판매량이 확대되는 추세다. 임팔라 역시 공식 출시 전 사전계약 물량이 4천여대를 돌파하며 초반 흥행이 거셌다. 지난달 임팔라 판매량은 2천699대가 판매되며 전월 대비 221.7% 급증했다. 지난해 9월부터 국내에 본격 판매를 시작한 임팔라는 작년 한 해 총 6천913대를 판매했다.
다만 판매량이 수요가 아닌 공급에 따라 변하는 것이 맹점이다. 임팔라는 미국 디트로이트 햄트리믹 공장에서 생산해 전량 수입·판매된다. 실제 지난해 11월의 경우 선적 차질로 일부 물량이 국내에 들어오지 못해 판매량이 839대에 그쳤다. 이달 현재 대기물량도 8천여대에 달한다. 차량을 인도받기까지 3개월여가 걸린다. 국산차 가격의 수입차 프리미엄은 물론 동급 수입차 대비 최저 보험료 등 인기 요인으로 꾸준히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
공급난 해소를 위한 국내 생산은 당분간 실현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출시 당시 임팔라의 국내 생산 조건은 연간 1만대 판매였지만, 최근 노사 미래발전위원회에서 경영진이 연간 3만대 판매로 기준을 상향,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준대형세단 시장 1위인 그랜저의 지난해 판매량은 8만7천182대다. K7은 2만805대 팔렸다.
■.신형 그랜저 11월 출시...SM6도 다크호스
현대차의 '신형 그랜저'도 이르면 오는 11월께 출격을 예고하고 있다. 그랜저는 지난해 8만7천182대가 판매되며 전년 대비 6.5% 감소했지만 여전히 국산 준대형세단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형 그랜저는 2011년 1월 이후 6년여 만에 선보이는 풀체인지 모델이다.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에 따른 제네시스와 에쿠스의 이탈로 그랜저는 현대차 내에서 글로벌 플래그십 세단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 다른 준대형 세단 아슬란의 경우 내수용으로 판매되고 있어 사실상 그랜저가 새로운 기함으로 낙점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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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의 중형세단 'SM6'도 오는 3월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다. 내달 1~2일 언론 시승행사를 열고 초반 흥행에 불을 붙인다. 차체는 중형차 수준이지만 고급 내장재 사용과 HUD, LED 헤드라이트 등 첨단 기술을 탑재해 준중형 차급까지 공공연히 경쟁 상대로 지목하고 있다. 전장(4.85m), 전폭(1.87m), 전고(1.46m)는 SM5와 비슷하지만, 실내공간을 결정짓는 휠베이스는 SM7과 동일한 2.81m다.
2리터 GDI 엔진, 1.6리터 터보 GDI 엔진, 2리터 LPLi 엔진, 1.5L 디젤 엔진 등 총 4개 라인업이다. 가격대는 SM5(2천250만~2천800만원)와 SM7(2천900만~3천800만원) 사이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정확한 제원과 가격은 다음달 초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