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봉한 영화 '마션' 속 주인공은 화성에서 조난 당한 뒤 우주선 안에 작은 온실을 만들어 키운 감자를 먹으면서 구조를 기다린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50년이 되면 전 세계인구는 90억명 수준으로 늘어나고, 그에 따라 지금보다 70% 이상 많은 농작물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농업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마션에서 보듯 농업은 가장 중요한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힘들다,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다른 분야에 비해 기술발달이 더뎠다.
국내 사물인터넷(IoT) 관련 스타트업인 엔씽은 IoT 센서와 데이터플랫폼을 활용해 누구나 쉽게 도심에서도 농작물을 키울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10일 지디넷코리아가 개최한 IoT 컨버전스 2015 컨퍼런스에서 김혜연 엔씽 대표는 "농업과 IT산업은 유사한 점이 많다"고 밝혔다. 비닐하우스로 대표되는 하드웨어 기술을 발달됐지만 농작물을 잘 키우기 위한 기술, 즉 소프트웨어 혹은 애플리케이션은 발달돼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엔씽은 지난 4월 유명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 '플랜티(planty)'라는 스마트화분을 아이디어를 소개하며 펀딩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45일만에 10만달러에 달하는 펀딩을 받아 내년 3월부터는 해당 제품에 대한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플랜티는 센서, 물통, 펌프 등을 조합해 화분 속 식물의 온도, 습도 등 상태를 별도 앱을 통해 주인에게 알려주고, 앱에서 직접 물을 주는 등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한 제품이다. 김 대표는 "농업이 어렵고 힘든 일로 생각하지 않아도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플랜티라는 하드웨어를 만들지만 이보다는 그동안 PC, 스마트폰 등에 사용됐던 애플리케이션을 오프라인 상에 옮긴다는 생각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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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해외에서는 '애그리테인먼트(agritainment)'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보다 재밌고, 손쉽게 농작물을 키울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한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내에서 도시 내 농작물을 키우는 사람들을 말하는 '어반 파머(Urban Farmers)'는 8천500만명을 넘어섰다.
엔씽은 이런 추세 속에서 미국, 유럽 등 농업이 발달한 선진국보다는 상대적으로 농업기술이 성숙하지 않은 중국을 주요 거점으로 삼아 아시아 지역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농가에서 사용되는 센서들은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통신기능이 없는데도 150만원에 달하는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미국 내 스마트가든용 센서는 인터넷이 연결되지만 100달러 수준이다. 엔씽은 기존 대비 판매 가격을 20분의1로 낮추면서도 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궁극적으로는 스마트 농업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