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영업익 6분기 연속 추락...이종통화 약세

영업익 1.5조 8.8%↓...영업익률 5년 만에 6%대로 부진

카테크입력 :2015/10/22 14:44    수정: 2015/10/22 18:14

정기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 판매 부진과 유럽·신흥국 환율 리스크 등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3분기 또 다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자릿 수 이상의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줄면서 수익성이 대폭 악화됐다.

영업이익의 감소는 원·달러 환율 상승세에도 전략 지역인 러시아(루블화)와 브라질(헤알화) 등 신흥시장 통화와 주요 거점인 유로화가 큰 폭으로 떨어져 환율 효과가 희석된 탓이다. 여기에 중국 경제성장 둔화와 브랜드간 경쟁 심화에 따른 해외 주요시장에서의 영업비용 증가, 내수시장 판매량 급감도 영향을 미쳤다.

눈높이가 높지 않았던 시장 컨센서스(1조5천957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적이다. 1~3분기 누계 영업이익 역시 15%에 가까운 하락세를 보였다. 영업이익률도 5년 만에 6%대를 기록했다.

현대차 인도 전략 SUV 크레타(사진=현대차)

현대차는 4분기에는 이종통화 가치 안정에 대한 기대와 중국시장 회복세, 신차 효과 확산 등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최근 원·달러 환율 급락세와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 지속, 내수시장 부진 등으로 실적 반전을 속단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현대차는 2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8.8% 감소한 1조5천39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감소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분기 2조원대가 무너진 이후 6분기 연속으로 전년 대비 감소세를 기록하게 됐다. 2010년 4분기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다. 전 분기(1조7천509억원) 대비로도 14.1% 감소했다.

다만 올 들어 두 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16~18%대)를 기록하던 감소폭이 둔화된 점이 위안거리다.

영업이익률 역시 6.4%로 전분기 대비 1.3%p 빠졌다. 1분기 7% 초반대보다 더 악화된 수준이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이 6%대를 기록한 것은 2010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조2천60억원으로 25.3%나 감소했다. 매출액은 10.1% 늘어난 23조4천29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4조8천42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7.2%로 전년동기(8.6%) 대비 1.4%p 하락했다.

2011년 10%대로 최고치를 찍으며 질주하던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2012~2013년 9%대로 주춤하더니 지난해 8.46%로 떨어졌다. 올 들어 1~2분기 7%대에 머물던 영업이익률은 결국 6%대로 추락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연간 영업이익률 8%대도 위태롭다는 지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브라질 등 신흥시장 통화 및 유로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함에 따라,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상승효과가 희석됐다"며 "또 북미 등 주요시장에서 엔화 및 유로화 약세를 앞세운 경쟁 업체들의 판촉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마케팅 및 판촉 활동을 늘리면서 영업비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3분기 112만1천796대를 판매, 전년동기 대비 0.6% 하락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9.0% 줄었다. 같은 기간 내수는 4.5% 늘어난 16만2천503대를 판매했으나 전분기보다는 10.0% 감소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353만7천573대로 전년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4분기 실적 개선 예상..."신차 효과·中시장 회복세"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되고 경영 여건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에도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과 중국 경제성장 둔화 등 영향으로 신흥국 경제부진과 금융불안이 확산되면서 시장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환경이지만 품질경영과 브랜드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 외부 여건에 흔들리지 않도록 기업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대차는 4분기 신차 효과에 따른 판매 증가와 함께 국내에서는 개별소비세 인하 수혜, 주요시장에서의 회복세 등으로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는 특히 올해 출시한 신형 투싼과 신형 아반떼, 인도 전략차종인 크레타 등의 신차 효과를 적극 활용해 판매 모멘텀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 지속적인 수익 개선 활동과 비용 절감 노력을 통해 판매 증대 및 수익성 제고에 최선을 노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신형 아반떼(사진=지디넷코리아)

현대차 이원희 재경본부장(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집중됐던 신차 출시에 따른 효과가 4분기에 확대될 전망"이라며 "이를 통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주요시장에서 판매 모멘텀이 강화되고 인센티브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내에서 개별소비세 인하, 중국 구매세 인하 효과가 4분기에 집중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올 들어 내내 부진을 면치 못하던 중국시장에서 이달부터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본부장은 "중국 시장 판매 추세를 보면 3월까지는 전년 대비 성장하다가 4월부터 감소하고 있다"며 "올 4월은 전년 대비 1% 줄었고, 5월은 12%로 감소세가 확대됐고 이어 6, 7월에는 무려 전년 대비 30%까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8월 감소폭이 16%로 줄었고, 지난달 5.4%로 감소폭이 대폭 낮아졌다"며 "10월 지금까지의 추이를 보면 전년 대비 증가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4분기는 세일즈 시즌인데다 중국 구매세 인하 정책과 맞물려 회복세가 눈에 띄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구매세 인하가 1.6리터 이하 차종에 적용되기 때문에 1.6터보 장착한 모델 대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여기에 대한 생산을 늘려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는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사태를 계기로 친환경차 개발 속도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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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본부장은 "현대차는 가솔린 외에도 수소차, 전기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며 "수익성 확보가 큰 단점이지만 신기술 개발에 매진, 오눈 2020년까지 친환경차를 22개로 확대하는 종전 로드맵을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폭스바겐 사태와 관련해 특별한 반사이익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반사이익을 기대하기보다는 글로벌 상품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