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엔씨와 결별…지분 전량 블록딜

누가 샀을 지 촉각…中 텐센트 가능성도

게임입력 :2015/10/15 23:50    수정: 2015/10/16 07:42

박소연 기자

넥슨(대표 오웬 마호니)과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결국 결별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이날 장 종료 직후 엔씨소프트 지분 전량 15.08%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하기로 결정하고 기관 수요 예측을 진행했다. 또 주식 매수 신청은 이날 오후 7시에 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 수량은 330만6천897주다.

이에 따라 이 지분이 누구 손에 들어갈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중국 게임업체 텐센트가 투자한 기관이 매입하거나 국민연금을 비롯한 여러 기관이 나눠 매입하는 것이다.

김정주 NXC 회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번 블록딜 수요예측 주관사는 모간스탠리이며 한 주당 매각 가격은 이날 종가 대비 할인율 3.3~8.4%가 적용된 18만~19만 원 사이, 총매각가격은 5천952억~6천283억 원이다. 수수료는 0.25%지만 국민연금이 블록딜에 참여할 경우 국민연금에는 0.12%가 적용된다. 블록딜은 오는 16일 장 시작 전에 이뤄지게 된다.

넥슨은 지난 2012년 6월 총 8천45억 원에 김택진 엔씨 대표로부터 엔씨 지분 14.68%을 사들였다. 이후 지난해 10월 시장에서 0.4%를 추가적으로 취득, 지분율 15%를 넘겼다. 지난 1월에는 엔씨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가로 변경한다고 공시하면서 경영권 분쟁에 불이 붙기도 했다.

이에 엔씨는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와 손잡고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넥슨 입장에서는 최대주주임에도 불구 경영 참여가 요원해졌다. 넥슨은 엔씨 측에 자사주 소각, 부동산 처분 등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처음 엔씨 지분을 매입했을 당시 목적이던 사업적 협업은 물론 추후 경영 참여까지 요원해지면서 넥슨의 엔씨 지분 보유는 의미를 잃었다.

여기까지가 넥슨이 엔씨 지분 전량을 매각하게 된 배경이다. 문제는 누가 넥슨의 뒤를 이어 엔씨 최대주주 자리를 꿰차느냐에 있다.

가장 먼저 텐센트 등 중국계 대형 게임사가 물망에 오른다.

특히 텐센트는 ‘블레이드앤소울’ 등 엔씨 온라인 게임을 중국에서 서비스하며 엔씨와의 협력 관계를 다지고 있다. 텐센트가 엔씨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위해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 엔씨는 블레이드앤소울 모바일, MXM, 리니지 이터널 등 다양한 기대작을 준비 중이다.

게다가 텐센트는 최근 국내 게임업체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텐센트는 넷마블게임즈의 3대 주주이며 이 외에도 네시삼십삼분, 파티게임즈, 카본아이드 등 다양한 국내 게임사에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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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등 각종 기관 투자자들이 15.08%를 쪼개 매입할 가능성도 있다. 엔씨는 국내 대표 온라인 게임사로 다양한 기대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어 시세 차익을 남길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넥슨과 엔씨 양사 고위 관계자들은 “밝힐 수 있는 입장이 없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