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슬퍼요' 등 신설…어떻게 만들었나

사회학자 자문 거쳐…자체 데이터 분석한 뒤 낙점

홈&모바일입력 :2015/10/12 10:24    수정: 2015/10/12 16:44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앞으로 페이스북에서 ‘좋아요’ 외에 다른 감정도 표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 동안 소문이 나돌았던 ‘싫어요’ 버튼은 생기지 않을 전망이다.

페이스북이 지난 8일(현지 시각)부터 ‘좋아요’ 뿐 아니라 사랑해요, 슬퍼요, 화났어요 같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이모티콘을 신설했다고 CNN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추가된 아이콘은 일단 아일랜드와 스페인 지역에서 시범 적용됐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아일랜드와 스페인 지역 페이스북 이용자들에게 추가된 이모티콘은 총 6개다.

페이스북이 스페인과 아일랜드에서 좋아요를 보완할 새로운 이모티콘을 추가했다. 사진은 페이스북 본사 입구. (사진=씨넷)

‘좋아요’ 보다 한 단계 진전된 감정을 나타내는 ‘사랑해요(Love)’를 비롯해 웃는 모습을 표시한 하하(haha), 살짝 미소 짓는 모습을 담은 야이(Yay), 놀란 표정의 와우(Wow) 등이다. 이외에도 슬퍼요(Sad), 화났어요(Angry) 등도 새롭게 적용됐다.

이들은 그 동안 널리 사용되던 ‘좋아요’ 버튼과 함께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로 활용될 전망이다.

페이스북은 ‘좋아요’를 비롯해 새롭게 추가된 버튼들을 ‘반응(Reactions)’ 기능이라고 명명했다.

■ 싫어요' 대신 다양한 감정 표현 추가

그 동안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좋아요’ 외에 다른 감정을 표현할 수단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해 왔다. 지난 해 12월 페이스북 본사 건물에서 열린 타운홀 Q&A 때는 구체적으로 ‘싫어요’ 버튼를 신설할 계획이 없냐는 질문까지 나왔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싫어요’ 버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해 왔다. 당시 저커버그는 ”좋아요 버튼이 가치가 있는 것은 긍정적인 감정을 공유하는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라면서 “좋지 않은 것에 대해 표현하는 것은 공동체에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달 한 때 페이스북이 ‘싫어요’ 버튼을 만들 것이란 루머가 돌면서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됐다.

저커버그 역시 “시리아 난민 문제라든가 가족의 죽음 같은 상황처럼 좋지 않은 순간을 공유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이런 포스트에 좋아요를 누르는 건 편치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저커버그는 ’싫어요’ 버튼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은 바꾸지 않았다. 대신 감정을 좀 더 유연하게 표현할 수 있는 쪽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스페인과 아일랜드 지역에서 추가된 버튼들은 이런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페이스북이 ‘좋아요’를 보완할 새로운 버튼을 자의적으로 추가한 것은 아니다. 사회학자를 비롯한 여러 전문가들과의 자문을 통해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표현하는 감정을 연구하는 과정을 거쳤다.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책임지고 있는 아담 모세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의 감정 층위에 대해 알기 위해 여러 사회학자들의 자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 스페인-아일랜드 첫 적용…이후 점차 확대

사회학자들과의 자문과 함께 페이스북이 자체 수집한 데이터도 활용했다. 페이스북은 사람들이 뉴스피드에서 표출하는 감정들을 보여주는 데이터도 수집하고 있다.

이를 위해 페이스북 뉴스피드 팀은 이용자들이 댓글이나 포스트 등에서 자주 활용하는 이모티콘과 스티커, 키워드를 분류했다. 그런 다음 그 데이터를 분석한 뒤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이모티콘을 추출해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사진=씨넷)

페이스북은 또 세계 각 지역에서 널리 이용하는 감정 층위가 다르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과정에서 수 백 만 명에 이르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싫어요’ 버튼 추가 청원을 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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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아일랜드와 스페인에서 새롭게 적용된 이모티콘은 이런 과정을 거친 것이다. 하지만 ‘좋아요’ 외에 추가된 6가지 감정 이모티콘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페이스북은 스페인과 아일랜드 이용자들이 새 기능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면밀히 관찰할 계획이다. 스페인과 아일랜드는 새 기능 적용을 위한 첫 시험 단계일 뿐이란 것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