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결국 고집을 꺾고 ‘싫어요’ 단추를 만드는걸까?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15일(현지 시각) 멘로파크에 있는 페이스북 본사에서 열린 ‘타인홀 Q&A’ 행사에서 ‘싫어요’ 같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버튼을 준비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리코드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페이스북이 그 동안의 고집을 꺾고 ‘싫어요’ 버튼을 만들기로 했다고 전했다.
■ 저커버그, 지난 해 12월엔 "사회에 도움 안 된다"
저커버그는 이날 “수 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싫어요 버튼을 요구해 왔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뗀 뒤 “이제 우리가 그것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커버그는 “오늘은 특별한 날”이라고 강조했다.
사람들이 꼭 ‘좋아요’란 감정만 표현하길 원하진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는 것. 이를테면 시리아 난민 위기 같은 민감한 사태에 대해 감정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게 저커버그의 설명이다.
‘싫어요’를 만드는 문제는 어제 오늘 제기된 이슈는 아니다. 지난 해 12월 타운홀 Q&A 때도 ‘싫어요’ 버튼 관련 질문이 나왔다.
저커버그는 당시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싫어요’ 버튼 신설 문제에 대해 저커버그는 ”좋아요 버튼이 가치가 있는 것은 긍정적인 감정을 공유하는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라면서 “좋지 않은 것에 대해 표현하는 것은 공동체에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9개월 여 사이에 입장이 바뀐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저커버그는 ’싫어요’ 단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뒤에도 “다른 사람의 글에 대해 비추천(downvote)하는 상황을 만들긴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 시리아 난민사태 관련 글에 적합한 반응
물론 저커버그는 새롭게 만들 버튼을 어떻게 부를 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서치엔진랜드를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감정이입(empathy)을 표현하도록 해주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저커버그는 이날 ‘싫어요’ 버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근거를 잘 설명했다.
저커버그는 “시리아 난민 문제라든가 가족의 죽음 같은 상황처럼 좋지 않은 순간을 공유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이런 포스트에 좋아요를 누르는 건 편치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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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에 대해 ‘공감’하기 위해선 ‘좋아요’가 아닌 다른 단추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 저커버그의 설명이다.
IT 전문 매체인 리코드는 페이스북이 새롭게 만들 버튼은 슬랙에 있는 반응 이모티콘과 비슷한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슬랙은 체크 표시부터 웃음, 음식 이미지, 손뼉치는 모습까지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